아이들은 손톱처럼 자란다

송광택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우리는 장애아동을 어떠한 눈으로 바라보는가? 유재연씨(책 ‘아이들은 손톱처럼 자란다’ 저자)에 따르면 특수교육의 시원은 장애아동을 어떠한 존재로 바라보느냐에서 출발한다. 특수교육은 장애아동의 교육 가능성에 대한 확신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 질문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교육의 힘에 의해 아동이 아름답게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 믿음은 장애아를 위한 특수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의 글을 보면 장애아동에 대한 시각이 곧 장애아동에 대한 학습권의 보장임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오토다케의 어머니는 팔다리가 없는 오토다케를 처음 보았을 때 “참 예쁘다”라고 했다. 오토다케의 승리는 먼저 어머니의 승리였다. 하늘이 준 생명을 탄생 순간부터 감사하고 기뻐했다. 그리고 보통의 아이와 똑같이 키우려 했다. 오토타케의 부모는 그가 어렸을때부터 집 안에 숨기려하지 않고 일부러 동네사람들에게 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길거리를 함께 산책하고는 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장애아동의 학습권은 편견을 깰 때만 가능합니다.”
 유씨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 특수교육의 현실은 소방관에게 아무런 진화장비나 보호장비도 없이 벌거벗은 채로 화재현장에 들어가서 안전하게 사람을 구해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새로운 단어를 배우게 되었다. 정신지체 아동을 뜻하는 새로운 단어가 1990년대 이후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특수교육 요구아동’이라는 말이다. 유씨에 따르면 이 말은 단지 하나의 새로운 용어가 아니라 특수교육에 대한 새로운 의지, 신념,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유씨는 책을 통해 통합교육의 필요성도 역설하고 있다. "통합교육의 성공은 고정관념이 생겨나기 전에 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서로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때, 그 느낌과 지식이 하나가 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차별이 아닌 차이로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유재연씨가 현장에서 보는 가장 안타까운 일은 가족의 도움없이 어머니 홀로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경우다. 때로는 가족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장애가 심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사는 가족은 아버지들이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아내 사랑을 실천하는 가정이었다고 한다.
 유씨는 책에서 "우리는 손톱을 깎고 나면 그것이 얼마만큼 자랐는지 관찰하면서 생활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손톱이 자란 것을 발견하면 손톱을 깎게 되는 것입니다. 자랄 것 같지 않았던 손톱은 늘 보이지 않게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 아동 교육의 결과는 손톱이 자라듯이 자라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매일 매일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그만큼 자라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는 말로 특수교육을 말하고 있다.
 유씨는 또 “비록 오늘과 어제 사이에 손톱이 자란 것을 눈으로 정확히 관찰할 수 없어도 손톱은 조금씩 자라고 있듯이, 마치 변화가 없는 것 같아 보이는 장애아이들 역시 교육이라는 양분을 통하여 자신의 생명력을 손톱처럼 강하게 신장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철용 위드뉴스 기자는 유재연씨의 책이 단순히 특수교육을 포장하거나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고 교육과 사회, 가정의 일부인 장애아동들을 교실과 사회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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