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_김용석 作
산(山)_김용석 作

‘진심 아버지를 읽다’展(이하 아버지전)이 지난 2019년 이래 서울에서 오픈런 중이다. 이번 전시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이하 하나님의 교회) 주최, ㈜멜기세덱출판사 주관으로 개최되어 전국을 다섯차례 순회하면서 13만 관람객을 돌파했다.

주 전시장은 170~180여 점의 글과 사진, 소품 등으로 채워져 있다. 작품들은 시인 나태주, 정호승, 하청호, 만화가 이현세 등 기성 작가의 글과 멜기세덱출판사에 투고된 독자들의 사연과 사진 등으로 구성됐다.

현장에서_신민재 作
현장에서_신민재 作

전시장에 설치된 5개 테마관의 명칭은, 아버지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간결한 일상어로 꾸며졌다. 1관은 “아버지 왔다”, 2관은 “나는 됐다”, 3관은 “….”, 4관은 “아비란 그런 거지”, 5관은 “잃은 자를 찾아 왔노라” 이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대문에는 ‘김영수(金永秀)’라는 문패가 달려 있다. 김영수라는 이름은 해방둥이 세대에 가장 흔했던 이름으로 평범한 아버지를 의미한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족의 가장 눈부신 순간마다 늘 조연을 자청해 온 아버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파독 광부 파견(1963), 베트남전 참전(1964~1973), 중동 건설 붐(1970~1980년대), 외환위기(1997) 등 굵직한 시대사를 관통한 아버지들의 이야기,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가 거사 이틀 전 자녀에게 남긴 편지 등을 만날 수 있다. 독자들이 소중히 보관해 오던 아버지와 추억이 서린 유품도 볼 수 있다. 막내딸과 손주의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임종 전까지 수제 비누를 만든 한 아버지의 사연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전시 작품 '아버지가 눈물을 보일 때'를 읽는 관람객들
전시 작품 '아버지가 눈물을 보일 때'를 읽는 관람객들

현재 아버지전에 다녀간 관람객 사이에서는  전시를 보고 감동한 관람객이 지인을 다시 데려와 관람하는 일이 늘고 있다. 아버지전이 관람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는 전시회가 가진 콘텐츠의 힘이 크다. 전시장에는 애틋한 사연이 담긴 글과 소품들이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재발견하게 한다.

작가 지망생 김세미 씨는 “아버지에 대해 많이 생각나게 된 전시라서 가슴이 먹먹하다. 살면서 오늘처럼 울어본 게 언제인지,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호규 씨는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전시다. 앞만 보고 살았던 내 마음에 사랑을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포항에 사는 한 노신사는 아버지전 내용이 실린 언론지를 보고 서울까지 먼 길을 찾아 왔다. 그는 “부모님의 정(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전시회를 왔다가 답을 찾았다”며 “전시회가 너무 뜻밖의 선물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하나님의 교회는 전 세계적인 봉사활동과 다양한 문화나눔 활동을 통해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아버지전도 지역민 정서 함양과 가족애의 회복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전시장을 방문한 경기도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초등, 중등, 대학, 전 과정을 통해 가르치거나, 배울 수 없는 이야기 같다”며 “너무 참신하고 자랑스러운 교육, 체험의 장”이라고 아버지전의 사회적 의미를 되짚었다. 사랑이 점점 메말라가는 이 시대, 이 전시가 아버지의 진한 사랑으로 지친 현대인들을 보듬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버지전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로 전시 지역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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