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12일,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덕수궁 풍류’에서 “광무대 조선극”을 7월 한달간 4개 레파토리로 나눠 특별공연한다고 밝혔다. 광무대(1907~1930)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극장으로, 단성사(1907년 6월)보다 한 달 먼저 설립됐다. 동대문 안 전기철도기계창을 고쳐 극장으로 탈바꿈시킨 극장으로 국악공연사에서 큰 비중을 갖고 있다. 덕수궁 풍류에서 만나는 “광무대 조선극”은 광무대 레퍼토리를 당시의 모습으로 재연한다.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관객이 좋아할 수 있도록 재현했으며 국악(구극)뿐만 아니라 익살스러운 재담과 전문적인 기예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 공연사에서 ‘광무대’에서 시작된 노래와 춤·연주·기예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종합구성물로 진행된다.

“광무대 조선극”은 4주에 걸쳐서 4개의 주제로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광무대’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당시 경성방송국과 유성기음반을 통해 인기였던 레퍼토리 공연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광무대’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살린 공연이다. 광무대의 집표원을 등장시켜 초창기 동대문에 광무대가 있던 시절의 풍속을 재현한다. 음악극 대본작업과 해설은 음악평론가 윤중강씨가 맡았다.

오는 19일에는 ‘백운학과 윤심덕, 그리고 삼명창(三名唱)’이 공연된다. 근대시기 5대명창 중에서 고종황제가 좋아했고 특히 공연활동이 많았던 송만갑과 김창환·이동백의 소리를 복원해 들려준다. 이 소리는 SP음반에 녹음된 소리로 현재 젊은 소리꾼들이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재현할 예정이다. 세 소리꾼의 흥겨운 가락과 더불어 광무대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무용레퍼토리 중 ‘시사무’(활쏘기 무용화)를 덕수궁 정관헌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또 조선 가곡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하규일(1867~ 1937)과 광무대의 핵심적인 소리꾼 이동백, 백운학이란 예명으로 활동하며 오늘날 거문고산조의 기틀을 확립한 백낙준,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로 알려진 윤심덕 등 근대시기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을 불러낸다.

오는 26일에는 ‘박춘재, 신불출, 그리고 명치좌’가 공연된다. 광무대는 큰 인기를 끌다가 1930년 화재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광무대에서 시작된 공연형태는 이후 여러 극장을 통해서 이어졌다. 백춘재 재연, 신불출 재연, 박향림 재연, 이난영 재연, 이태리 정원 등 다양한 근대 시기의 음악극들을 선보인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유행한 ‘만요’를 통해 당시의 해학과 풍자, 그리고 당시 유행을 선도한 모던 보이, 모던 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덕수궁 풍류’행사는 2010년 처음 시작돼, 올해 9년째를 맞이하는 품격있는 공연이다. 고궁 야간 문화콘텐츠 확충을 위해 기획된 전통 국악 공연 프로그램으로, 덕수궁 정관헌은 이름 그대로 덕수궁 일대와 근대시기를 ’조용히 내려다 보고(靜觀)’있던 곳이다. 7월 덕수궁 풍류 특별공연광무대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목요일마다 오후 7시, 덕수궁 정관헌에서 열린다. 행사 문의는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활용실(02-2270-1247)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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