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척추측만증 주의보
학교·학원·컴퓨터 불량자세 원인…허리·목통증 등 빈발
여고 2학년 변 모양은 책상에 1시간만 앉아 있어도 허리에 통증을 느낀다. 변 양이 허리에 이상증세를 느낀 것은 고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당시는 허리를 움직일 때 약간의 통증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됐다. 병원 진단결과 변 양의 병은 ‘척추측만증’. 전문의는 벌써 휘어진 정도가 45도 가까이 돼 1년 뒤 수능시험이 끝나고 수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2명 중 1명이 10대 청소년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06년부터 5년간 심사 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척추측만증 환자가 12.2% 늘고 있고, 환자 수는 10대가 46.5%(2010년 기준)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와 학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몸에 붙이고 사는 10대들의 척추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때문에 자녀들의 척추 건강을 염려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척추질환 치료법과 건강한 등뼈관리법에 대해 안산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정리해 본다.
한쪽 어깨 쳐지면 척추질환 의심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정상적인 형태를 띠지 않고 굽거나 휘는 기형인 상태를 말한다. 말 그대로 허리가 S자형으로 휘어진 경우다. 특히 골(骨)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시작될수록 성장 기간이 많이 남아서 만곡(휘는 정도)도 더 많이 진행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변형됐기 때문에 골반이나 어깨의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발달장애 및 유전적 요인 등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특별한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다만 척추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약화된 척추 근력이 청소년기에 척추이상을 초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산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대부분 사춘기가 시작하기 전인 10세 전후에 척추 측만증이 시작되며, 키가 크는 동안 허리도 같이 휜다”며 “측만증이 의심되는 경우는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쳐있는 경우, 어깨 견갑골(날깨쭉지뼈)의 한쪽이 더 튀어나와 있는 경우,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는 경우, 그리고 골반이 평행하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때”라고 설명했다.
신체 균형 잡아주는 승마운동 좋아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고 척추와 척추주변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승마는 효과적인 척추 강화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는 말에 타면 인체의 척추가 자연적으로 곧게 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승마하기 힘들다면 기마자세가 척추측만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전신의 무게가 엉덩이와 무릎으로 분산돼 척추의 부담을 줄여주고 기마자세처럼 척추를 자연적으로 곧게 펴지게 해 자연스럽게 바르게 앉고 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기마자세는 자연스럽게 하체근력을 향상시키고 골반주위 혈액순환을 증진시킬 수 있다.
기마자세 체조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허리높이의 물건을 잡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먼저 양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서서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는다. 그 후 호흡을 내쉬며 천천히 무릎을 굽히고 중심을 낮추는데 이때 10초 가량 정지하는 식으로 5회 반복한다.
척추측만증 수술해야하나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어도 성장 속도는 정상이다. 단지 허리가 옆으로 휘어져 있기 때문에 키가 작은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수술을 받게 되면 5cm 이상 본래의 키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척추측만증의 의학적 진단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MRI 같은 고가의 진단 방법은 필요 없고, X-레이 검사만으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다 수술하는 것은 아니라 측만증의 각도가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척추가 20도 이하로 휘어진 경우는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고, 6개월 또는 1년 간격으로 X-ray만 찍어서 확인하며, 20∼40도 정도 휘어진 경우는 보조기를 착용한다. 이 이상의 각도가 있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진단 당시의 나이도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즉, 척추측만증은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동안 집중적으로 나빠지므로 이때가 가장 중요한 치료 시점이라는 것이다. 수술을 제외한 치료법으로는 보조기 치료법, 물리치료법, 카이로 프랙틱과 같은 척추 교정법, 전기 자극 치료법 등이 있다. 하지만 여러 치료법 중 현재까지 척추측만증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보조기 치료법 뿐 이다.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보조기 역시 척추측만증을 교정하지는 못하며 이 치료 방법의 목적은 허리가 더 휘지 못하도록 예방, 방지를 하는 역할을 한다”며 “즉 성장이 멈추면 척추측만증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때까지 유지시켜주는 기능이 보조기의 역할이다”고 말했했다.
또한 척추교정술에 대해 “척추는 아주 복잡한 구조로 돼있고 척추 안에는 우리 몸의 사지를 움직이게 해주는 중요한 신경들이 있다”며 “따라서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의료기기가 제대로 갖춰진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사랑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