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3 '우리 신체 곳곳에 있는 줄기세포들! 어떻게 이용될까?'

청담쥬넥스의원 성기수 원장

2020-12-19     김정민 기자
성기수 원장

신체에 상처나 나거나 손상되었을 때, 이를 스스로 회복하고 나아가는 과정은 줄기세포들의 영향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기전들이 작용하겠지만, 모자라는 세포들이 보강되고, 일하는 세포들이 모여들어, 상처를 회복시키고 원래 기능으로 돌아가도록 돕게 됩니다. 하지만, 세월이 많이 지나면서 이런 우군들이 줄어들거나, 활동이 떨어지게 되면, 상처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못하고 흉터로 남거나, 신체 일부 기능이 저하되어(예를 들자면 퇴행성 관절염 같은), 병원을 찾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줄기세포는 신체 곳곳에 존재하면서 이런 회복기능에 긴요하게 이용되지만, 무한정 남을 돕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소량 혈액 내에 존재하기도 하고, 모발이 자라는 모근에는 많은 줄기세포들이 있습니다. 골수에는 항상 혈액을 만들어낼 준비가 되어 있는 줄기세포들이 존재하고, 피부에도 기저층에서 늘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줄기세포들이 무한정 이동하면서 신체 곳곳에 유용하게 이용되지 못하기에, 필요한 부분에는 없어서 탈이고, 불필요한 부분에는 너무 많아서 탈인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두피에는 너무 줄어들어 모발이 허전한 애로가 되면서도, 턱수염은 지나치게 많아 면도가 애로인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의학자들은 이런 줄기세포의 근원으로 태반조직에서 유래되는 줄기세포를 많이 연구하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신체가 만들어진 장소인만큼, 줄기세포가 무진장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합니다만, 그건 제 짐작입니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부모님이 미리미리 준비해서 뱅킹을 해 두는 것 같습니다만, 50 이상 나이가 드신 분들은 이런 기회가 없었기에, 타인의 태반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니, 다소 섭섭하긴 하군요. 그래서, 이런 태반조직유래 줄기세포는 대부분 타인의 조직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의학적 이용에 다소 제한이 따르고, 연구나 임상 사용이나 연구나 허가에 관계당국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의약품으로 사용 인허가를 받은 제품들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자신의 신체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들을 이용하는 시술들도 이미 많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보겠습니다. 혈액에 일부 존재한다고 위에서 얘기 드렸듯, 혈액에서 추출하는 간단한 방법부터, 귀 뒤쪽의 피부를 소량 채취하여 줄기세포를 획득하여, 두피에 주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치아를 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뿌리 부분에 있는 줄기세포도 임플란트 시술에서 이용되기도 합니다. 강남에서 한때 유행하던, 자신의 골수에서 채취하여, 배양을 통해 숫자를 늘여 다시 주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이미 치료제로 당국의 승인을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술들을 반복해서 받고자 하거나, 넉넉한 분량의 줄기세포가 필요하다면, 단연 지방조직에서 유래된 줄기세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얼굴지방이식에서 많이 사용하던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가 상당 부분 존재하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태반조직 유래 줄기세포를 연구하던 분위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방조직에서 유래하는 줄기세포 연구로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도, 이런 지방조직 유래 줄기세포의 유용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지방흡입이라고 하면 무섭다고 하던 분들도, 이젠 지방흡입이나 지방이식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여, 신체 기능을 보완하는 시술에 이용하는 방법이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아랫배 지방을 살짝 채취해서, 정밀한 분리장비를 이용하여, 충분한 숫자의 활성도가 뛰어난 신선한(?) 줄기세포와 주변의 유용한 세포들을 획득하여, 체내 필요한 부분들에 넉넉하게 보완해 주는 방법은, 신체 전반에 걸쳐 유익한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신체 곳곳에 필요한 부위에 바로 제공해 주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가만히 놀고 있던 지방이 이젠 화려하게 등장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