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바른 우리말 사용 앞장선다

한글학회 등 10개 기관과 업무협약 체결

2011-11-29     부종일 기자

서울시는 국립국어원장∙한극학회장 등 국어관련 전문기관, 그리고 (주)한글과컴퓨터∙(주)나라인포테크 등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 10개 기관과 어려운 공공용어를 순화행정용어로 바꾸기 위한 '서울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3일 밝혔다.

업무협약 체결식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종택 한글학회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서울시 서소문청사 간담회장에서 열렸다.

박 시장은 이날 “겨레의 얼이 담긴 한글을 잘 쓸수 있는지 늘 연구하고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 해 뜻깊다”고 소감을 대신한 뒤 “나도 모르게 외래어를 쓰면서 부끄러워 질 때가 있는데 이런 시작을 관공서인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쉬운 영어쓰기 운동’을 예로들며 “1970년대 영국에서 어려운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해 난방비를 신청하지 못한 영세민이 얼어 죽은 사건을 계기로 ‘쉬운 영어쓰기 운동’이 시작됐다”며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한글을 바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택 한글학회장은 “한글학회는 언어학 사상 100년이 넘은 세계 최초의 언어학회로, 세계 문명사의 언어는 우리 한글인데도 우리만 그 가치를 모르고 있다”면서 “지금 중국에 가면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고, 세계시장에서 K-pop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회장은 “이제 한글이 문명을 주도하는 시대가 온 만큼 우리가 한글을 세계어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오늘아침 지하철로 오면서 ‘스크린도어가 열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런 외래어부터 하나 하나 우리 말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무협약 체결로 시스템이 구축되면 일부 개인의 노력에만 의존했던 공공용어 순화가 한글 프로그램 사용 시 자동적으로 교정되고 내부전산망에는 직원들이 바른말을 사용하도록 대체어를 제시해 주는 등 직원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순화된 행정용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