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모유 수유실 애물단지 전락

박기열 시의원, 사용횟수 0회인 곳 '수두룩'

2011-11-29     서울자치신문

서울시내 지하철역에 11억원을 들여 만든 모유 수유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박기열 의원(민주, 동작3)이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서 제출한 ‘수유실 설치비용, 월 이용 현황, 이용객 문의내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실을 설치한지 2~3년이 넘어가는데 신설동역 등 대다수의 역에서 이용자수가 0회로 '빈방'으로 전락하고 있다.

각 기관의 수유실 설치비용을 보면 서울메트로는 120개역 중 유아수유실이란 명칭으로 25개역에 설치를 하여 공사비 및 물품구매 등으로 총비용이 3억6천7백만원이 소요됐고, 도시철도공사는 148개역 중 아기사랑방이란 명칭으로 53개역에 설치비용 6억9천7백50만원이 소요됐다.

더 큰 문제는 투입된 예산이 아니라 실제 이용률이 저조한 것이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2009년부터 2011년 9월까지 동대문, 잠실역, 삼성역, 강남역, 고속터미널역 등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을 제외하면 한달 이용자수가 0회인 역이 수두룩하며 심지어 신설동역은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이용자수가 단 한차례도 없다.

도시철도공사도 2010년 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목동, 광화문, 월드컵경기장 등을 제외하면 마찬가지로 한달 이용횟수가 0명인 역이 대다수이며 안암역은 개방 후 지금까지 총 5회를 이용했다. 또한 한명이 1회 이상 이용하는 횟수와 중복된 사람을 생각하면 그 수는 더 적어진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양사가 수유실을 설치한지 거의 2~3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관련민원의 대다수가 수유실 이용문의와 위치문의라는 점이 수유실 이용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실제로 지하철 입구나 내부에 수유실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박 의원은 "많은 예산을 들여 수유실을 설치했지만 이용률이 저조하여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