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드] 언젠가는 제루샤가 되어보고 싶어서③
김이후는 지금까지 해온 것들보다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이 더 많은 배우다. 그래도 지나온 길의 발자취처럼 남은 작품과 역할들은 김이후에게 더없이 소중한 기억이다. “내가 맡은 캐릭터들이 다 나보다 나은 것 같다. 배울 점이 많다”고 말하며 웃은 김이후는 지금까지 자신이 맡은 역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로 뮤지컬 ‘알렉산더’의 알렉산더를 꼽았다. 순수하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이자 동물이기 때문에 표현도 보다 직선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것들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장 편하게 연기한 역할은 다이애나(‘제인’). 김이후는 “다이애나와는 나이도 비슷하고 말투나 표현에 있어서도 자연스럽고 즐기면서 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도 있다. 김이후에게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물었더니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즉답을 내놓았다. “키다리 아저씨의 제루샤!” 순간 김이후가 제루샤 역을 한 적이 있지 않았나, 무심코 착각할 뻔했다. 김이후는 “‘앤 ANNE'도 그렇고 ’제인‘도 그렇고, 내가 만난 여성 캐릭터들에는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에 끌리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풍부한 캐릭터를 보면 마음이 간다”며 “특히 제루샤는 글을 쓰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더욱 끌린다”고 언젠가 꼭 제루샤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인터뷰의 마무리를 앞두고 김이후에게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한참 말을 고르던 김이후는 “제인에 이입해서 공연을 보시는 관객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객석에 계신 관객분들이 모두 제인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다. ‘제인’을 보고 기분 좋게 웃는 모습을 보는 건 내게도 정말 큰 의미를 갖는다”며 “공연 한 번 보러 와주시는 게 엄청난 수고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완벽한 컨디션으로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그 소중한 발걸음에 꼭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