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14 천천히 가는 시계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2021-04-06     김정민 기자

학교 다닐 때는 시간이 빨리 가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얼른 자라서 어른이 되면, 공부 안 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자유가 있을 터이고, 좋은 사람 사귀고, 먼 길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고, 정말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고, 가고 싶은 곳, 다 다닐 수 있을 터이니, 얼른 어른이 되는 게 희망이 아닐 수 없었을 거라 미루어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몸도 빠르게 달라지고, 키도 훌쩍 커 버리고, 만나는 사람도 다양해지면서 시간이 정말 쏜 화살처럼 지나, 어느새 어른이 되는 인생의 한 점을 지나게 됩니다. 자, 이제 어릴 적 희망사항인 어른이 되었으니, 정말 하고 싶은 거 다하고, 가고 싶은 데 다 갈 수 있어야 할텐데, 실상은 어떠신가요?

또 한 차례의 인생 전환기는 젊은 어른입니다. 가능성이 많으니,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하나, 무엇이든 된다는 게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릴까 하는 부담은, 어떻게든 좀 더 달리고, 열심히 삶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고, 나중에 안정된 삶을 위해 지금의 애로를 잠시 접고 나아가거나, 아예 작은 소망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자 하거나, 나름의 안정을 위해 거칠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길을 걷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희망이던 어른이 되었는데, 아직 희망사항은 희망사항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어릴 적 희망사항은 이젠 내가 아닌, 어린 가족의 꿈인가 싶을 정도로, 나의 시계는 저만치 흘러가 있고, 또 다른 나와 같은 어린 혹은 젊은 가족이, 예전의 내가 간직했던 희망사항을 간직하고 있는 듯 느껴지게 됩니다. 나의 희망사항은 언제나 이루어질까요?

누군가, 아주 명쾌한 답을 제시한 기억이 납니다. 카르페디엠, carpe diem. 바로 지금. 아직은 아니라고 느끼시나요? 아님, 너무 지나왔다고 포기하려 하시는 걸까요? 어린이처럼 꿈꾸는 희망사항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지금의 내 모습은 아직도 꿈을 꾸는, 그리고 그 꿈을 이루어내려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지금의 희망사항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면하고 살기엔 삶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문제는 내 마음과 달리, 저 마음대로 달려가는 저 시계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희망사항을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희망사항을 꿈꾸며, 삶의 흠미를 찾아가는 이 시절에, 가장 야속한 시계를 천천히 가도록 잡아두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마주 앉아 있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에 하루가 흥겹기도 하고, 무거운 마음에 하루를 살기도 합니다. 마치 몸 안의 에너지가 거울 앞에 있는 분의 모습에 영향을 받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하루의 기분을 운명 짓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지방SVF를 이용하여 재미난 하루 하루를 만들어 갈수도 있다면, 이제 진정 천천히 가는 시계를 갖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화장을 하며 하루를 가꾸고, 가벼운 운동으로 활력을 찾아가는 하루하루가, 조금은 천천히 가는 시계 역할을 해 주듯이, 지방SVF나 웰에이징과 같은, 중장년 세대의 자기 관리는, 삶의 시계를 좀 더 천천히 가도록 하고, 좀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곁에 있는 분들의 모습은 어떠하신가요? 함께 천천히 가는 시계를 가지고, 늘그막의 부담은 저만치 멀리 두시고, 오늘도 한걸음 느린 시간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