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Do it' 1 재난지원금 훈풍에도 한산한 강남영동전통시장
2021년 추석 ‘명절 이벤트 및 할인행사’ 실시 13일~20일까지 명절장보기 10%이상 할인
전 국민의 약 88%가 1인당 25만 원씩 받는 5차 재난지원금(상생국민지원금)이 지난 7일부터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재난지원금 훈풍에도 재래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하다.
‘직접 뛰며 현장을 체험하자’는 ‘Do it’정신으로 재난지원금 선불카드를 들고 강남구에서 30년이 넘어 역사적 의미까지 지니게 된 ‘강남영동전통시장(이하 영동시장)’을 찾았다. 입구부터 시작해 먹자골목까지 이르는 동안 명절전의 부산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알아 보고자 영동시장에서 32년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송인순 상인회장을 만나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인순 회장은 32년전 영동시장이 낙후된 상태에 있을 때부터 입점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동의류’라는 남성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새벽 1시, 2시에 도매물건을 갖고 택시에서 내려 영동시장 입간판이 보이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하다며 애착이 많이 간다고 했다. 32년간 장사를 하며 키운 딸은 텍사스 대학에서 교수가 됐다고 사진을 보여줬다. 한시간 반에 이르는 인터뷰 동안 손님은 재난지원금 카드를 가진 청년 한 명뿐이었다.
송 회장은 영동시장 상인회에 등록된 점포는 120여 개 정도라며 대부분의 점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은 30~40% 줄었으나 월세와 세금은 그대로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래도 IMF때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지 않았는데 코로나19가 IMF때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제일 걱정스러운건 상인들이 불안해서 재계약을 안하는데 재계약을 안하면 빈 점포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송회장은 우리 상인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낫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약없는 희망이지만 어떻게든 살기위해 애쓰고 있다며 구청지원과 신용보증재단의 소상공인 지원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송회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명절 때 무대에서 코메디언과 트롯트 가수도 부르고 먹거리 행사를 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사람들이 모일수가 없게 됐다. 지역도 살리고 상권을 살리고자 하는 의미에서 구청지원금과 명절행사에 쓰던 예산을 모아 재래시장을 찾아주신 손님들에게 돌려드린다는 의미에서 2021년 추석 ‘명절 이벤트 및 할인행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영동시장은 13일~20일까지 명절장보기 10%이상 할인행사를 하며 1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1시간 무료주차권이 제공된다.
또한 오는 17일과 18일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5만원 구입시 1만원 상품교환권, 10만원 구입시 2만원 상품교환권을 당일 선착순 295매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오는 17일은 장바구니를 230개 증정, 오는 18일은 손소독제를 200개 증정한다.
끝으로 송회장은 지역주민들이 시장물건을 많이 팔아주셔야 지역상권이 살고 상인들도 산다. 시장이 활성화가 돼서 코로나19를 물리치고 장사가 잘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을 전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아들 상의를 재난지원금 카드로 구입한 뒤 줄서서 먹는다는 순대국밥집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재래시장에서 직접 상인들과 대화하고 물건을 사고 밥도 사먹는 시간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도 중요하겠지만 재난지원금 카드를 들고 백화점에 가기보다는 각자의 동네 재래시장에서 빨리 써주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상인들의 표정이 잠깐이라도 밝아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