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영선 후보로, 한나라 나경원, 이석연과 단일화 논의
야권단일후보 경선, 박영선, 박원순,최규엽
민주 박영선 후보로, 한나라 나경원, 이석연과 단일화 논의
야권단일후보 경선, 박영선, 박원순,최규엽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달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정당이 후보를 선출하거나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룰을 정하는 등 발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경선을 통해 당 후보를 선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당내 경선룰 합의가 늦춰지는데다 이석연 전법제처장과의 단일화 합의를 위해 논의가 잦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10ㆍ26 서울시장 보선 후보로 박영선 의원을 선출했다. 박 의원은 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서울시당대회를 겸해 열린 경선에서 천정배, 추미애, 신계륜 후보를 누르고 당 후보로 확정됐다.
박 의원은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38.3%를 얻어 28.7%를 얻은 천정배 후보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3위는 21.8%를 얻은 추미애 후보, 4위는 11.2%를 얻은 신계륜 전 의원이 차지했다.
이번 경선에서 천 최고위원은 정동영 최고위원과 당내 비주류 모임 '희망연대2012'의 지지를 받았으며 박 의장은 친노(노무현)계와 손학규 대표 측의 지원을 받았다. 추 의원은 구 민주계가, 신 전 의원은 일부 486 인사들과 원외위원장이 밀었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은 '민심'도 '당심'도 모두 박영선 후보 편이었다.
서울시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애초부터 박 후보의 '절대 우세'가 점쳐졌다. 그동안 민주당의 네 후보를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게는 3%포인트, 크게는 약 15%포인트의 격차로 천정배, 추미애 후보를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박 후보는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현장투표에 나선 당원의 표심 향배였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미는 천정배 후보가 '조직력의 우위'를 극대화할 경우 박 후보를 제치고 대역전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없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경선 현장에서는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등 서울 수도권에 뿌리가 강한 정 최고위원의 조직이 '풀 가동' 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박 후보 캠프에서 "아슬아슬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역전극'은 끝내 벌어지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주류는 물론 박지원계, 정세균계, 486그룹 등의 폭넓은 지지를 등에 업은 박 후보가 당원 투표에서도 선전한 것이다.
박 의원은 내달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야권통합후보 경선에서 시민사회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노동당 새새상연구소장 최규엽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을 벌이게 된다.
야권은 이들 3명을 상대로 ▲여론조사(30%) ▲TV토론회 후 배심원 판정(30%) ▲국민참여경선(40%) 결과를 합산해서 단일후보를 선출한다. 여론조사는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방식으로 두 번 실시되며, 2천명 규모인 배심원 평가는 3회의 TV토론회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최종 후보는 내달 3일 장충체육관에서 3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가운데 실시되는 국민참여경선에서 선출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23일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최고위원과 김충환 의원간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기로 하는 등 비교적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이에 따라 당내 후보 신청을 한 나경원 최고위원과 김충환 의원 가운데 각종 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온 나 최고위원이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나 최고위원과 김 의원의 지지도 차이가 현격해, 굳이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대의원 등이 참여하는 ‘체육관 경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당내 다수 의견”이라며 “두 사람을 대상으로 이번주 여론조사 경선을 해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충환 의원은 당사 기자실을 찾아 “여론조사만 하는 것은 경선이 아니다”라며 “100만원씩 내고 후보 등록을 했는데 없던 일로 하는 게 맞나. 헌법 유린이며 당헌·당규 파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사실상의 한나라당 후보인 나 최고위원과, 보수단체가 추대한 이석연 변호사는 다음달 초 막판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대조되는 행보를 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나 최고위원은 시장출마 선언에서 "행복한 생활특별시를 만들겠다"며 "서울시민라면 누려야 할 생활복지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장애인, 독거노인, 저소득층 시민을 위한 최저생활기준선을 만들어 지원할 것"이라며 복지구상의 일단을 내비쳤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갈 것"이라며 "2014년까지 서울시의 늘어난 부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개발중심 도시계획에서 생활중심 도시계획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집 가까이에 보육시설, 도서관, 공원 등 생활시설을 확충하고, 처음부터 주민의 의사를 물어 주민이 중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 최고위원은 박원순 변호사가 한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복원하기 위해 한강수중보를 철거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에 대해 “보를 철거하게 되면 수돗물 문제까지 생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3일 서울 암사동 생태 습지 현장을 둘러보면서 "편의시설은 필요하지만 한강의 자연조건과 흐름을 파악해 생태를 최대한 되살려야 한다"며 "보는 한강을 일종의 호수로 만드는 건데 없애는 게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최고위원은 "보를 없앨 경우 취수탑을 옮겨야 한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 경우 건설비가 수조원이나 든다"며 "옹벽들도 다 철거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식수문제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대규모 토목공사를 수반하는 게 아닌가"라고 맞서는 등 서울시장 선거가 수중보철거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