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ON] '난쟁이들' 서동진, “무대 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에너지의 밸런스” ①
인터뷰에 앞서 공연을 몇 번 관람했다. 이제까지 '신데렐라'를 하지 않았던 이유가 뭐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대에서 딱 맞는 옷을 입고 연기하는 배우를 보는 것은 관객들에게는 확실한 즐거움일 것이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늘 진지하게 임하지만 유쾌함을 잊지 않는 배우 서동진을 지난달 15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배우 서동진입니다. 뮤지컬 <난쟁이들>에서 난쟁이, 신데렐라, 왕자2를 맡고 있습니다.
Q. 오랜만에 돌아온 <난쟁이들> 어떤 극인가요?
재밌고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이에요. 하지만 그 안에서 감동과 삶의 지혜를 얻어서 나갈 수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Q. <난쟁이들> 초연을 본 적 있으신가요?
제가 간 날이 페어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애드리브 때문에 정신없이 웃다 보니 공연이 끝났어요. (웃음) 배우들이 너무 잘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지 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어요. 막상 무대에 오르니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인지 색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Q. 배역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데렐라’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신데렐라’는 밟아도 다시 그 자리에 피는 들꽃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약하고 예뻐 보여서 사람들이 쉽게 밟지만 죽지 않고 견뎌서 꽃을 피우는? 캐릭터와 처음 만났을 때 그런 이미지가 그려졌어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내 옷이라는 느낌은 있으셨어요?) 보시기에 어떨지 모르지만, 처음엔 내 옷이라는 느낌은 없었어요. (전)역산 형이 지난 시즌에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솔직히 압박감도 있었어요. 그리고 대본에 애드리브가 표기되어 있을 정도로 세심해서 연습을 하면서 내 옷으로 바꿔 가는 과정을 거친 것 같아요.
Q. ‘신데렐라’를 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관객이 공연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 테니 재미있게 하자가 첫 번째였어요. 아무래도 어른이들을 위한 극이다 보니 톤과 결을 잘 잡아서 마냥 웃긴 게 아닌 재미를 드리자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는 재미를 잡은 후에 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모두가 아는 동화를 가져왔으니 ‘신데렐라’가 왜 이렇게 된 건지, 결국에는 어떻게 되고 싶은지 설득력이 있어야 했어요. 무대에 보이지 않는 설정 부분을 잘 표현해서 관객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은데) 고민은 늘 많아요. (웃음) 그래도 대본을 계속 읽다 보면 아 ‘신데렐라’가 어떻게 살았고 이렇게 되기를 원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Q. ‘왕자2’는 어떤 캐릭터인지, 연기를 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정말 멋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무대 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에너지의 밸런스인데 세 명이 같은 포맷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욕심을 부리면 과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서 진행하면서 흐트러지지 않게 중심을 잡는 쪽으로 가기로 했어요. 두 사람의 드라마가 노선 바깥으로 달려가도 콘셉트를 유지할 수 있도록이요(웃음) 왕자들의 캐릭터가 궁금하시다면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어요.
Q. 왕자들과의 합은 어떤가요?
너무 좋아요. 얼굴만 봐도 웃긴데 합이 잘 맞으려면 포맷을 잘 지켜야 하거든요. 뜨그덕을 할 때의 박자나 머리카락 날리는 타이밍 같은 거요. 연습도 제일 오래 걸렸고 시간도 많이 들였어요, 음악이 있는 게 아니니까 박자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지금도 페어가 바뀔 때마다 소대에서 치열하게 연습하고 있어요.
(웃긴 부분도 많을 것 같은데)
방심하면 바로 터져버려요. 무대에서 몰입 중인데 (신)창주 형이 머리를 섹시하게 물거나 (서)한국이가 웃음이 터지면 어려워지죠. 한국이랑 첫 공연 때는 서로 외면하고 얼굴을 못 봤어요. 매번 일촉즉발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