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넘는 배우들이 선사하는 명품 연극 '햄릿' 무대에 올라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한 달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팬데믹의 시간을 지나 상실된 연극을 다시 깨우다'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길해연 그리고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 50년의 간극을 뛰어넘은 한국 공연 최정상의 배우들이 뭉쳤다!

2022-05-30     김정민 기자
2022 연극 [햄릿] 공연포스터

신시컴퍼니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한 달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연극 <햄릿>을 공연한다. 

지난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한국 연극계의 원로 9명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연극 <햄릿>. 이번 공연에는 그때의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에 현재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끄는 젊고 유망한 배우들이 가세, 한바탕 축제와도 같은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연극 <햄릿>은 이전보다 한 층 진일보된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도 지난 시즌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을 모두 함께 다시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당시, 병환으로 연습 중 안타깝게 하차했던 권성덕이 건강을 되찾아 합류, 가장 연장자로서 든든히 무대를 지킬 예정이며, 길해연은 이해랑 수상자로서는 가장 막내지만 선배 라인으로 합류하여 손숙과 더블캐스트로 관객들을 만날 것이다. 이들은 이전 공연과 달리 주연 자리에서 물러나 클로디어스부터 유령, 무덤파기, 배우1-4 등 작품 곳곳에서 조연과 앙상블로 참여한다. 

햄릿 제작발표회_배우 단체사진

그리고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 호레이쇼 등은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 등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합류하여 제 몸에 딱 맞는 배역을 통해 작품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한다.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온 대배우들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믿음을 바탕으로 참여를 결정했다. 이번에는 후배 배우들을 뒤에서 받쳐주며 함께하는 <햄릿>이기에 더 새로울 것이다.” 라고 입을 모았고, 후배 배우들은 “선생님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배우 박정자부터, 2010년 뮤지컬 ‘맘마미아!’로 데뷔한 박지연까지 50년의 간극을 딛고, 바쁜 배우들을 한 무대로 모이게 한 것은 바로 연극에 대한 경외이다. 

팬데믹으로 공연계가 빈사 상태에 이르고, 창조에 대한 열정보다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 욕망이 팽배해 있는 때다. 이에 관객과 배우가 마주하며 인간에 대해 무한한 탐구를 하는 이 아날로그적인 예술의 가치를 다시 관객들에게 일깨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 진 것이다. 이를 위해 선배 배우들은 사회 명사로써 바쁜 일정들을 물리치고 이 공연에 앙상블로라도 흔쾌히 함께 하기로 결심했고, 후배 배우들은 어른들을 모시는 어려운 작품에 배우는 학생의 마음으로 순수하게 참여하고 있다.       

2022년 연극 <햄릿>은 팬데믹의 시간을 지나 상실된 연극을 다시 깨우는 작품이 될 것이다.  

<햄릿>은 약 400년 전 작품이다. 수많은 전쟁과 질병으로 세상이 멈춰버린 시간에도 무대는 계속되었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공연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수많은 허점에도 불구하고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 이유를 배삼식 작가는 ‘인간 안에 깃든 어둠과 심연을 탐사하는 정점에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가능한 한 외면하고 싶어 하는 불순하고 불온한 인간의 심리를 용기 있게 직시하도록 하는 것, 그래서 인간의 정신이 지닌 탄력성과 마음의 힘, 그 면역력을 관객들에게 일깨우는 것이 <햄릿>에 극작가로서 참여하는 사명이라 말한다. 

그래서 그는 5막을 2막으로 기술적으로 축약하는 것 외에 셰익스피어 작품이 지닌 고갱이는 가능한 한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배삼식 작가의 사려 깊은 펜을 통해 전달되는 유려한 셰익스피어의 언어들은, 노련한 배우들의 몸으로 체화되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지난 공연에 이어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고전은 통시성을 갖고 있긴 하나 오늘 우리는, 특히 현대인의 심리로 햄릿을 보려 한다. 이번 햄릿은 현대적인 방향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보다 정통적이고 예리하게 작품 내면을 들여다 볼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연출은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에게 <햄릿>의 나아갈 방향을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기’를 지시했다.

무대는 <햄릿>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인 모호함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던 덕수궁의 정관헌에서 모티브를 얻어, 현대와 과거, 서양과 동양이 공존하며, 죽음의 세계와 삶의 세계가 교차하는 모호한 무대를 완성할 것이다.  

그 무채색의 무대 위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치열하게 사색하는 비극적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은 가장 연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