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원구 시설관리공단 채용비리 '감사중'
권익위, 감사원 조사... 김 구청장 선거캠프 인사들 대상
노원구(구청장 김성환)가 산하 기관인 시설관리공단의 인사문제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 18대 총선 때부터 작년 6.2 지방선거까지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선거 캠프에서 김 구청장을 도왔던 M씨 등 6명에 대한 노원구 시설관리공단 특별채용과 관련한 감사다.
권익위에서는 지난 11월에 감사에 착수했고 노원구의 인사문제에 대한 관련 규정 미비점에 대한 감사를 진행중이며, 감사원에서는 자체조사를 통해 12월부터 긴급감사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는 노원구의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은 인사에 대한 문제점과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김 구청장의 자기사람 챙기기 등 인사전횡 문제가 초점이 되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노원구 시설관리공단 2011년 공개채용 서류∙면접심사 평정표에 따르면 노원구에서 지원자들의 평가사항을 모두 5개 항목으로 분류해 평가를 했는데 자기소개서 내용 검토'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 변별력이 크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자기소개서 항목에 사실상 높은 점수를 매길 경우 변별력이 크지 않은 다른 항목에서는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아도 최종 합격을 할 수 없다. 특정인사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직무관련 자격증 항목에서는 사무분야, 기타분야의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차이가 각각 2점이며, 거주지 항목에서는 최고 득점자의 점수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차이가 6점이고, 포상 항목에서는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차이가 2점 밖에 나지 않는다.
또 봉사활동 항목의 경우도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차이가 5점이다.
반면에 자기소개서 내용 항목에서는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차이가 12점으로 서류전형 평정표에서 가장 큰 점수차가 나도록 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적용된 서류∙면접심사 평정표에는 자기소개서 내용 항목에서 최고 득점자와 최저 득점자의 점수 차이가 6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11년에 개정된 서류심사 평정기준이 특정인사를 뽑기 위해 변경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한 김 구청장이 당선되기 전인 2009년 3월19일 개정된 노원구 시설관리공단 직급별 채용 자격기준을 보면 일반직 3급(팀장)의 경우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6급 경력자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7급으로 5년 이상 경력자 ▲공기업 및 정부투자기관, 상장기업 등의 해당직급 3년 이상 경력 보유자 ▲해당분야의 해당직 그 이상의 3년 이상 경력보유자 ▲기타 위 각호에 준하는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자격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업무직 8급(사원)의 경우도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9급 이상 경력자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별정직, 기능직 9급으로 3년 이상 경력자 ▲해당분야의 해당직급 이상의 1년 이상 경력자 ▲공기업 또는 상장기업체의 해당분야에서 해당 직급 1년 ▲기타 위 각호에 준하는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자격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김 구청장이 당선된 이후인 2010년 12월31일 개정한 직급별 채용 자격기준에서는 ▲기타 위 각호에 준하는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조항을 삭제하고 ▲기타 공단 발전과 공공 복리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자로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자로 바꿨다. 구청장의 '측근 채용'이 더 용이하게 개정된 것이다.
인사위원회가 민간 쪽에서 다수 들어가긴 하지만 사실상 김 구청장 쪽 사람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노원구의회 한 관계자는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하는데 민간 쪽 인사들이 김 구청장과 정치적 성향을 같이 하는 당협위원장이 위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들어온다. 구의회 쪽에서 한나라당 1명, 민주당 1명이 들어가지만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목소리가 묻혀 버린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김 구청장이 채용자격기준을 위인설관(爲人設官)식으로 변경한 후 특정인을 채용한 것이라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인사로 인해 동료들이 "같이 일을 못하겠다.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부분이다.
공무원 생활 15년 해도 오르기 어려운 직급에 덜컥 채용이 돼 "공채로 들어왔다"며 목에 힘을 주고 직원들 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노원지역 정가에서는 향후 권익위와 감사원 감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번 인사파문의 불똥이 어디까지 미칠 지 관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