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진해 군항제

2013년 4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경남 창원시 중원로터리 외 시내 일원에서

2013-03-04     김소근 기자

 
'제51회 진해 군항제'가 2013년 4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경남 창원시 중원로터리 외 시내 일원에서 '꽃(Flower) · 환경(Environment) · 글로벌(Global)'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 로타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행해온 것이 유래가 되었다.

초창기에는 이충무공 동상이 있는 북원로터리에서 제를 지내는 것이 전부였으나, 1963년부터 진해 군항제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본래의 취지를 살린 행사와 더불어 문화예술행사, 세계군악페스티벌, 팔도풍물시장 등을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가 됐다.

  

해마다 알찬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군항제 기간 동안 2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규모의 축제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군항제라는 이름은 해군기지가 있는 항구라서 붙인 이름이지만 진해는 봄이면 도시가 온통 만개한 벚꽃으로 뒤덮여 온 나라를 설레게 하는 곳이다.

축제 기간 중 많은 체험행사가 있지만 그중 '이순신 장군 대나무활 만들기'와 만든 활로 과녁을 맞히는 '진해신궁을 찾아라'가 인기이다. 손수 활을 만드는 것도, 그 활이 제법 기능을 하는 것도 신기하기 때문이다. 진해시에 대해 재미있게 알아보는 '진해관광 퍼즐체험전'과 진해시 서바이벌퀴즈 '도전 골든벨'도 있다. 시민들의 즉석노래방코너에선 선물도 챙기고, 벚꽃 압화로 열쇠고리 하나 정도 만들어도 좋다. 보물로 지정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탁본에 가훈을 적어 넣기도 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건 해군 진해기지 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영내를 관람하는 일이다. 축제 기간에만 일반에 개방되는 두 곳이기에 호기심과 기대감이 크다. 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리는 해군 헌병기동대 퍼레이드는 TV에서만 본 의장대의 묘기에 가까운 퍼포먼스와 절제된 동작들이 눈부시다. 실전에 배치되는 군함도 직접 타보고 수륙양용 장갑차 내부도 구경하고 실물처럼 만들어놓은 거북선도 타보고 해군과 이충무공 관련 박물관도 관람할 수 있다.

그밖에도 해양공원의 군함전시관과 해전사 체험관, 해양생물 테마파크도 볼 만하고 제황산공원의 모노레일카 관광도 빼놓을 수 없다. 10분의 짧은 시간이나마 흐드러진 벚꽃터널을 감상하기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축제 동안 열리는 경연대회도 풍성하다. 국악경연과 미술실기, 백일장, 사진촬영, 음악경연, 무용경연 등이 쉼 없이 열리고 벚꽃예술제를 통해 시화전과 미술전, 연극공연, 사진전, 이충무공가요제, 무용공연 등도 선을 보인다.

국궁체험과 중국기예단의 묘기, 검술 등 무술공연과 태껸시연도 열려 스트레스를 날려줄 것이다. 밸리댄스, 다이어트댄스 같은 춤판도 한껏 흥을 부추긴다.

국악과 비보이가 만나는 퓨전스타일 공연과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풍류 한마당, 우리가락마당, 전통춤, 음악회 등이 신명을 부르고 직장인밴드와 주부모델 패션쇼는 평범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코너다.

아마추어무선 공개운용, 이충무공 승전행차, 이충무공 추모대제, 6·25전사자 유해발굴 사진전과 유품전시회 등도 열린다.

 

 

봄이면 진해는 벚꽃 천국이 된다. '한국동식물도감'에는 벚나무는 모두 17종으로 열거되어 있는데, 그 중 우리나라에서 순수하게 자생하는 것이 5종이다. 진해에는 다양한 수종들과 함께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56호로 지정된 한라산 자생종 왕벚나무도 널리 식재돼 있다.

일본의 강제합병 후 진해에 군항을 건설하면서 도시미화용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는데, 광복 후 배일사상으로 일제의 잔재라 하여 마구 베어내어 심각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1962년 박만규, 부종유 두 식물학자에 의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이 밝혀지면서 벚나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고, 진해는 화려한 벚꽃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벚나무의 보존을 위해 매년 노쇠한 나무들은 나무치료 전문병원에 의뢰해 외과수술 등의 방법으로 노령목을 집중관리하며, 벚나무 개량증식사업으로 ‘06년에 농업기술센터 내 벚꽃 연구실을 설치 운영해 춘추기에 꽃을 볼 수 있는 연구관련 인프라를 구축 중에 있다.

또한 시험재배, 개량 등으로 기후와 토질에 적합한 수종을 개발해 2009년도에 6,800본을 내수면환경생태공원, 진해루, 소죽도 등에 식재했다.

이런 역사와 사연을 가진 진해 벚꽃을 보기위해 봄이면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이충무공

이충무공은 1576년 무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지위가 낮은 벼슬만을 지내다가, 1591년 유성룡의 추천으로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에 임명되어 군비 확충에 힘썼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옥포에서 승리하고, 사천에서 거북선을 처음 사용하여 당포, 한산도에서 큰 공을 세웠다.

이어 남해안 일대의 적의 수군을 완전히 격파하고 한산도를 본영으로 삼아 최초의 삼도 수군통제사가 됐다.

1597년 원균의 모함으로 사형을 받게 되었으나 우의정 정탁의 변호로 도원수 권율의 밑에서 백의종군하였다. 정유재란 때 원균이 참패하자 삼도 수군통제사에 다시 임명돼, 명량에서 133척의 적군과 대결 31척을 부수었다. 다음해 철수하는 적선 500여 척이 노량에 집결하자 명나라 제독 진인의 수군과 연합작전을 펴, 적군을 기습하여 싸우던 중 전사했다.

글에도 능하여 ‘난중일기’를 비롯 시조와 한시 등 여러 편의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