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청과 소통 안 된다"
교육청 감시 견제 불가, 교육청 예산 심의 등 난항 예상
제245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중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6~27일 열린 시교육청 업무보고에서 교육청이 의회와 소통을 사실상 거부한 채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종욱 의원(민주통합당·구로구)은 26일 "문용린 교육감의 주요사안에 대해 (교육청에) 몇 번을 문의해도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 자괴감이 들 정도"라며 "사학 감사관 선임, 혁신학교 평가 등 현안에서 교육청은 의회와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교육감은 "협의나 조정 중이라 완료되지 않아 보고 드리지 못했는데 그때그때 말씀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소통 부족한 점을 사과드리고 앞으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시간이 촉박해서 그렇다는데 외부 전문가들과는 협의했다"며 "시의회와 협의할 시간은 없는 것이냐.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와 소통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들도 질의응답 과정에서 교육청으로부터 평소 업무와 관한 연락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자료 요청에도 교육청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교육위가 지난해 12월 만장일치로 '혁신학교 2곳 추가 신설'을 채택했으나,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의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최홍이 위원장은 "혁신학교 2개 추가 건은 보수·진보 성향 의원들 모두가 합의한 사안"이라며 "교육감이 다른 의견을 좀 접으시고 함께 가시는 게 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의원이 '반쪽 교육감이 될 거냐'는 말을 했는데 (혁신학교) 2곳에 대한 대응 여부가 교육감의 남은 임기에 굉장한 방향타가 될 것 같다"며 "의원들의 자료요구는 법적으로도 규정된 만큼 제대로 응하라"고 했다.
하지만 27일에 열린 실·국별 업무보고에서도 전날과 같은 논쟁이 이어졌다.
서윤기 의원(민주통합당·관악구)은 "감사관의 업무보고는 2장뿐이다"며 "감사를 강화하겠다는 일반적인 말만 있는 자료가 업무보고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조승현 신임 감사관은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아서 다 담지 못하고 방향과 중점만을 보고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형태 의원은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행정하겠다는 태도에 의회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한 것 같다. 교육청 감시·견제를 전혀 못하는 입장"이라며 "업무보고에 교육감이나 부교육감의 책임자를 매일 출석시켜 달라"고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어제도 위원장의 입지 좁히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말했고 오늘도 그런 메시지를 띄웠다"며 "교육감이 끝내 우리 의회와 독자적 길을 걸어가시겠다면 위원장도 다른 각오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의회와 교육청 간 갈등양상에 대해 한 의원은 "장관 출신인 문 교육감이 취임한 후 교육청 분위기가 전보다 훨씬 폐쇄적으로 바뀌었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의회가 교육청이 필요로 하는 예산을 원만하게 책정해주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