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ON] '결투' 조성필, “중요한 건 승패가 아닌 협을 행하는 마음” ②
Q. '풍운쌍검(풍검, 운검)'의 유대감이 남다른데, 둘은 처음부터 친했나요? 같이 다니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의외로 ‘풍운쌍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풍검과 운검은 처음 만났을 때도 자주 투닥거렸을 거예요. 무를 주고받으며 크게 한판 싸우고 난 후에 마음이 통해서 같이 강호를 방랑하지 않았을까 해요.
Q. ‘풍검’은 ‘맹도’에게 비무를 요청하죠. 남아있는 ‘운검’과 ‘비룡’에게 유서를 남긴다면 어떤 내용일까요?
‘풍검’은 비무를 청하게 되면 죽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러면 ‘운검’이 비무를 청할 것이고, ‘비룡’이 혼자 남게 될 테니 현실적인 이야기를 남겼을 것 같아요. 누구보다 정진해서 너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강호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강해져야 한다. 무슨 수를 쓰든 주변 사람들 보다 강해지라고 단호하게 말했을 거예요. 자식 걱정하는 아빠처럼요.
Q. ‘점소이’는 복수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을까요?
‘대마두’는 큰 적이지만 기회가 온다면 목숨 바쳐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남몰래 무공연습을 했을 것 같아요. 평소에는 일하느라 바빴지만, 용마주루는 강호인들이 드나드는 곳이니 단골들에게 무공을 배웠을 것 같아요. 강호인들이 싸우는 것도 말려보도 지켜보며 실전을 터득할 기회를 만들어 낸 거죠. 마지막에 복수를 이룰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Q. ‘점소이’는 ‘천천’과 ‘비룡’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점소이'가 처음에 나와 강호가 개판이 됐구나, 무와 협이 같이 존재해야 강호인인데 협을 행하는 강호인들이 없다고 말 해요. 하지만 ‘비룡’이 협을 행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고, 또한 천천에 대한 소문을 듣고 될 성 부른 떡잎이라고 생각해 둘이 무를 익히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강호가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그래서 ‘비룡’에게 ‘천천’에 대한 이야기도 전하고 소식도 전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해요. 두 사람이 ‘점소이’의 생각대로 결국 무와 협을 행하니 점소이로서도 뿌듯했을 것 같아요.
Q. 제일 좋아하는 넘버는 어떤 넘버인가요? 이유도 알려주세요.
모든 곡이 다 좋지만 ‘어이, 점소이 part1’과 ‘도화주에 취해 rep’를 좋아해요. ‘어이, 점소이’는 처음으로 등장하는 넘버이자 시작을 알리기 때문에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죠. 부담감과 긴장감은 있지만 좋아하고 있어요.
‘도화주에 취해 rep’은 과거의 ‘취선’과 ‘맹도’ 현재의 ‘천천’과 ‘비룡’의 이야기가 맞물리는 시점의 곡이에요. 사형과 사제들이 정반대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엇갈리는 순간이 너무 예쁘다고 해야 할까요?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넘버라고 생각해요.
Q. 연습실이나 공연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정신이 번쩍 들었던 사건이 있었어요. 마지막 리허설날 무대 위에 올라갔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기억이 하나도 안 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정신을 가다듬은 적이 있어요. 그날이 전환점이 돼서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지금은 큰 실수 없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결투>의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결말에 대해서는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중요한 건 싸움의 승패가 아닌 협을 행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비룡’, ‘천천’, ‘점소이’ 이 세 사람의 합심이 중요한 거죠. ‘대마두’를 잡지 못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협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요. 그래서 저는 이 결말이 좋다고 생각해요.
Q. <결투>의 매력을 정리한다면?
배우들이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나오는 열정과 열기가 <결투>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뜨거운 마음이 관객분들께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뮤지컬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과 꿈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어떤 역할이든 맡겨 주시면 최선을 다해야죠! 많은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지금은 <결투>를 마지막까지 완주하고 싶어요. 네 가지 역할을 맡고 있는데 각기 캐릭터의 매력을 잘 보여드려서 관객분들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꿈이에요. 첫 번째 공연과 마지막 공연을 비교했을 때 잘하고 있다는 마음이 드시면 좋겠어요.
Q. 인터뷰를 보시는 독자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해주세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는데, 그래도 사랑해 주심에 정말 감사드려요. 팬분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정진하고 회차마다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