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불감증 넘어 정치혐오증 느껴"
한나라당 강남 갑 구의원 비례대표 '나눠먹기' 보도 이후...
지난 10일 강남구의회 비례대표 '나눠먹기' 의혹(본지 1031호) 보도가 나가자 본사 편집국으로 전화가 빗발쳤다.
주요 내용은 이와 같은 소문이 일정 부분 확인된 것을 두고 당사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에서부터 '잘 보도했다', '후련하다'는 얘기들까지 있었다.
사실 비례대표 '나눠먹기' 소문은 지난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 직후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본지에서는 당시 소문을 접하고 의혹제기 차원에서 보도를 하려고 했으나 선거 직후인 점을 감안해 근거없는 음해의 가능성일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신문에 싣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소문이 만약 사실이라면 소문의 내용대로 1년 6개월이 지나면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를 할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결론짓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주시했다.
그 사이 취재를 하며 '나눠먹기'가 1년 6개월이 아니라 1년 4개월이라는 내용도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떻든 오 전 구의원이 의원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그동안 소문으로 돌던 내용이 일부 사실로 부각이 됐다.
이에 발맞춰 본지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소문을 새롭게 조명해 보도했다.
그러나 소문의 최정점에 있는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비례대표)예비후보는 당원들이 의견을 모아서 당에 봉사하고 헌신한 사람들을 추천한다"며 "돈 얘기는 명예훼손이고 허위사실 유포"라고 정면 반박했다.
의원직에서 물러난 오옥근 전 구의원도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종구 의원은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이다"고 이 의원을 옹호했다.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박태순 구의원도 소문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이종구 의원 후원회비를 내본 적이 없다"고 이 의원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사실 소문의 진상은 A씨가 단골로 거래한 것으로 알려진 청담동 소재 한 미용실 원장이 "A씨가 본인의 입으로 5천만원을 냈다. 1년 반씩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직접 말한 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소문의 진원지로 알려진 문제의 미용실 원장 B씨는 소문의 내용에 대해 "기억이 안 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내용이 업소를 찾았던 여성들을 중심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퍼지게 된 것이다.
평소 A씨를 잘 알고 있는 지역의 한 인사는 "A씨가 자랑삼아 얘기했을 것이다"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이번 보도가 때마침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돈봉투 폭로'와 맞물려 4.11 총선 공천과 연결되면서 지역사회에 더없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강남구의 한 주민은 "한나라당 기초의원에서부터 중앙당 전 대표까지 부패스캔들에 연루됐다"며 "정치불감증을 넘어 정치혐오증을 느낀다"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