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천생연분>

5월 31일, 6월 1일 양일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14-05-12     최홍기 기자

 
오페라 <천생연분>은 두 쌍의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결합을 노래한다. 원작 <맹진사댁 경사>는 한국 전통 혼례에 초점을 맞추어 권선징악적 주제를 다루었다면 오페라 <천생연분>은 관습적인 결혼 제도의 모순에 맞선 인간 본연의 자유 의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것이 하늘이 정한 짝을 찾는 ‘소중한 하늘의 선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태생의 한계나 사회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하늘이 이끌어 준 연분을 따르는 아름다운 결혼은 상생과 화합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오페라는 함께 나눌 수 있는 우리의 삶, 그 자체! 국립오페라단은 성대한 혼례가 벌어지는 이번 무대에서 예술을 아끼는 모든 관객들과 천생연분 같은 행복한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오페라 <천생연분>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따뜻한 미소를 선물할 예정이다.

<천생연분>은 전통혼례와 결혼풍속을 소재로 한국의 미와 예술을 오롯이 담아 2006년 3월 <결혼 Der Hochzeitstag>이라는 제목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 초청되어 초연되었다.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푸치니를 뛰어넘는 작품”, “풍부한 한국의 문화와 유럽적인 요소의 이상적인 결합”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천생연분>은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무대에 이어, 2007년 일본 동경, 2008년 중국 북경 공연으로 이어지며 국립오페라단과 한국오페라의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튼 의미 있는 작품으로 2014년 5월, 드라마와 음악적 보강을 거처 우리 고유의 해학과 감동, 한국적 미학의 완성을 선보인다.

오페라 <천생연분>에서는 그 동안 우리 창작 오페라에서 아쉬웠던 시각적 표현에 중점적인 무게를 두었다. 과거의 특정 시대와 공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고루한 시대물이 아닌, 현실에서 꿈꾸는 이상의 공간을 표현하였다. 무대, 의상, 대도구와 조명, 그리고 배우의 움직임이 하나의 색과 구도를 통해 각 장면의 메시지를 완성한다. 결과적으로 여러 요소가 모여 장면 하나하나가 한 폭의 그림처럼 짜여지고, 극의 해석을 돕는다. 예를 들어 동양화의 여백을 살린 하얀 무대는 전통 양식을 상징적으로 살린 대도구와 어우러진다. 여기에 한복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 선만 살린 의상과, 평범하지만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한 옛 인형 ‘꼭두’ 분장을 한 배우들의 유려한 움직임으로 가득 찬다. 이로써 음악 없이도 그 장면의 의미가 전달될 만큼 표현주의적 무대는 기존에 잘 시도되지 않은 한국적인 미니멀리즘을 완성한다. (문의 02.586.5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