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자치신문 칼럼]돈, 돈, 돈 정치

2012-01-30     서울자치신문

▲ 정채환 코리아나뉴스 발행인
한국 정치권이 돈 봉투 사건으로 붕괴 직전이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의원 측으로부터 3백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받고 돌려주었는 데 비슷한 봉투가 많이 있는 것을 보아 대규모 돈 살포라는 것이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야당과 2007년 대선 후보 경선까지 그 불똥이 튀었다. 야당은 진상조사로 난리를 피우고 한나라당은 사무총장을 역임한 원희룡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의 발언이라 비중도 크다. 이는 현재 쇄신을 끌어가는 박근혜 의원의 발목을 잡는 정치적 목적도 배제하진 못 한다. 만약 2007 대선 후보 경선이 문제가 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피해가 클 것이다. 따라서 내부 폭로는 자제될 것 같다. 그런데 고승덕 의원은 왜 한참 시간이 흐른, 당 대표가 몇번이나 바뀐 지금에야 떠들까? 지난 3년 동안 양심의 갈등을 느껴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뭔가 아리송한 꼼수가 내재된 정치적 포석 같기도 하다.

돈이 들지 않으면 훌륭한 인재가 배출

정치는 조직과 바람이 좌우한다. 조직은 그야말로 돈이 들지만 기반이 단단하다. 바람은 김영삼, 김대중처럼 무조건적인 신뢰를 얻는 경우이다. 일반 정치인은 그 정도 경지는 어렵다. 결국 돈이 드는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돈을 직접 쓸 능력이 있거나 아니면 스폰서가 필요하다. 오죽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돈을 받았겠는가.
지금의 폭로처럼 정말 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정치가 이뤄진다면 소신을 갖춘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될 것이다. 정치에 뜻이 있고 비전을 갖추어도 현실 정치의 진입장벽은 만만치 않다. 돈 때문이다. 선거를 한 번 치를려면 정당공천부터 어려움이 시작된다. 정치 신인들은 이 때부터 돈이 든다. 경쟁자가 많기 때문이다. 간신히 공천을 받고 본격전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선거를 도와주는 사람들의 수고비와 식비는 기본이고 선전비 등 헤아릴 수가 없다. 흔히 실탄으로 표현한다. 즉 선거에서의 돈은 전쟁에서의 실탄과 같아서 부족하면 진다.

선진국 수준으로 가라

다행히 여당, 야당이 합의하여 전당대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하기로 했다니 차제에 아예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 한다. 사실 한국은 늘 얘기하지만 정치권이 가장 후지다. 반면 국민의 눈높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다. 추석이나 설날에 고향에 가면 모두 정치평론가로 설전이 벌어진다. 대단한 수준이다. 택시 기사도 웬만한 평론가 뺨 친다. 그런 열정이 민주화를 이루었다.
학생들의 치열한 희생으로 자유당이 무너졌고 서슬퍼른 5공도 내려 앉았다. 대통령 단임제로 헌법이 개정된 후 가장 장기적인 체재가 유지되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연말이면 또 다른 대통령이 나온다.
설왕설래가 많은 안철수, 박근혜, 야당통합 후보 등 벌써부터 끓어오른다. 그런데 재외국민선거 등록이 미진하여 걱정이다. 우편등록과 같은 획기적 조치가 없다면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