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영은아티스트 프로젝트 홍준호 개인전(12기),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전시 개최

2024-07-11     최상미 객원기자

“유럽의 벼룩시장에서 구매한 유리원판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누가 왜 찍었는지 언제 찍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아니 나는 애초에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냥 사진의 역사 속에서 언급되는 원판사진이라는 자체가 흥미로웠고

사진 속 인물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내가 경험한 죽음과 연결된 고리가 있다는 것에 끌렸다.”

-작가노트 中-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에서는 영은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홍준호의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展이 6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 제 4전시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현대인들에게 친숙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로 개인의 사적인 기록부터 사회를 고발하거나 예술적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복잡한 상황이나 아이디어를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발명 이래 인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홍준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리원판사진을 이용한 매체 실험의 일환을 선보인다.

유리원판사진은 셀룰로이드 필름이 발명되기 이전에 사용된 유리필름으로 1900년대 초까지 전세계에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었지만 깨지기 쉽고 연속 촬영이 불가하다는 단점으로 인해 점차 모습을 감추었고 현재 일부 사진가들에 의해서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은염 입자가 분산된 유리판'으로 범위를 제한한다.

홍작가는 어느날 돌연 생과 사의 경계를 경험하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여행 중에 우연히 원판 사진을 발견, 마주한 사진 속 대상이 현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신이 겪었던 죽음을 떠올리게 되었고 원판사진을 이용한 작업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희귀한 유리원판사진을 구하기 위해 작가는 해외 곳곳의 벼룩시장을 누빈다.

이제는 골동품이 되어버린 탓에 대부분 보관상태가 썩 좋지 않고 피사체와 촬영자에 대한 정보와 촬영목 등이 불분명하지만 애초에 그에게는 사진 속 대상에 대한 정보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는 그저 존재했던 대상이 희미하게 남은 흔적을 새롭게 표현하는데 집중, 특정 대상이나 장면을 직접 촬영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작업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여러 곳에서 수집한 원판을 스캔하고 색상을 수천 번 레이어링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 색상이 겹친 흔적을 이용해 마띠에르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작가는 이것을 '촉각적 사진'이라고 부르며 기존 사진의 특성에 대한 도전적인 실험을 지속해나간다. 많은 사진은 그 자체로 결과물이며 대상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작가는 이를 작업의 '과정'으로 위치시켜 도구에 불과했던 사진이 독립성을 가진 하나의 개체로 등장하여 기존 체제의 역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 작가는 비(非)사진적 사진'이라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통해 매체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며 사회 부조리나 삶과 죽음 등 인류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홍준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사진의 본질과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2024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전(12기)_홍준호

- 전시명 /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 전시기간 / 2024. 6. 22(토) ~ 8. 4(일) 오프닝 일시 2024. 6. 29. 16:00

*하계휴관 2024. 7. 29(월) ~ 8. 6(화)

- 전시장소 / 영은미술관 제 4전시장

- 관람시간 / 수요일-일요일 (월, 화요일 휴관) 10:30 ~ 18:00

- 작 가 / 홍준호 Hong Junho 洪準浩

- 출품 장르 / 사진

※ 온라인 전시가 함께 진행됩니다. (https://youtu.be/tqSoFOvcxx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