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연극 판(PAAN) 페스티벌, 공연계 현역 베테랑 특강에 이어 초청공연 극단 D7의 ‘감노슈가’ 공연

▶응답하라 1988의 주역 배우 최무성부터 국립극단 첫 여성 단장 박정희 예술감독까지, 공연계 현역 셀럽들이 전한‘나의 이야기-배우에 대하여’성황리에 마무리 ▶페스티벌 마지막 초청공연 히어로 코믹극 11월 10일(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 공연

2024-11-08     김정민 기자
박건형 배우 특강사진

 (재)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3회 연극 판 페스티벌’이 중반을 넘어서며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난 10월 28일(월)부터 11월 1일(금)까지 서울연극센터 1층 라운지에서 ‘판 특강 시리즈’가 개최되었고, 이번 주에는 마지막 초청공연 <감마선에 노출되어 슈퍼히어로가 된 세 명의 박사는 왜 지구를 지키려 하지 않는가>(이하 감노슈가)가 11월 10일 일요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과 영화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정상급 베테랑 배우, 연출가, 캐스팅 디렉터를 모시고 진행된 이번 ‘판(PAAN) 특강 시리즈’에는 입시생, 전공자 등 연극영화 지망생을 비롯해 연극인 및 일반 시민 등 신청 제한 인원 300여 명이 사전에 모두 마감되며 높은 관심 속에서 이루어졌다.

최무성 배우 특강사진

강연자로는 ▲배우 최무성(월요일), ▲캐스팅 디렉터 최철웅(화요일), ▲배우 박건형(수요일), ▲연출가 민준호(목요일), ▲국립극단 예술감독 박정희 연출(금요일)이 참여해 본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우’와 ‘연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현장 노하우 및 에피소드 등을 들려주었다.

특히, 이번 특강에서는 참가 신청자들의 사전 질문을 받아 강연 내용에 적극 반영하여 청자와의 소통의 폭을 높였다. ‘연기’ 및 ‘연출’ 등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에서부터 각 강연자들의 삶과 노하우를 묻는 개인적인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강연자들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매우 진지하고 성의 있는 답변으로 특강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특강 시리즈의 첫 강연을 맡은 최무성 배우는 연극,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매체의 연기 경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연기론과 함께 “사람마다 다른 성장 속도와 방식을 잘 이해하고 흔들림 없이 지혜롭게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준비가 되어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 온다.”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용기를 주었다.

다음 날에는 20여 년간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최철웅 디렉터가 냉엄한 캐스팅 세계를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들려준 한편, 쇄도하는 질문에 프로필 작성법, 오디션 노하우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무대 공연의 기회가 있을 때 무조건 하라”며 배우들이 무대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수요일 강연에서 박건형 배우는 뮤지컬 배우로서 첫 무대였던 <토요일 밤의 열기> 당시의 치열했던 오디션 현장과 그의 노력과 성장의 과정, 선배 배우로서 걸어왔던 배우의 길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생생한 감동과 함께 배우로서의 삶과 작업 과정에서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들려주었다. 그는 “수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여전히 긴장되고 떨린다. 여러분 앞에서 제 이야기를 하는 이 시간도 떨린다. 이 떨림이 여러분들에게도 좋은 울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두려움을 직시하고 덤벼봐라”며 미래의 후배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목요일에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민준호 연출이 강연을 맡아 그의 연극 인생 및 연극 철학에 대해 명쾌하고 따뜻한 강의를 들려주었다. 그가 추구하는 극단 운영 및 연출 방식, 연기론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예술가로서의 신념을 바탕으로 한다며, 좋은 연기 또한 ‘사람 공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선규, 이희준 배우 등과의 학창 시절 및 작업 과정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강의의 재미를 더했다.

마지막 강연은 국립극단의 박정희 예술감독이 맡아 연극에 대한 깊이 있는 식견과 비전을 보여줬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연극은 축제처럼 에너지를 공유하고,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스스로를 직관하고 정화하게 만드는 예술이다. 이것이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하며 연극이 다양한 매체의 홍수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지점과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연극의 동시대성, 미래 연극의 방향성, 그만의 연출과 배우에 대한 지론, 국립극단의 배우와 운영정책에 대한 다채로운 질문들로 밀도 높은 강의가 이어졌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특강 시리즈에 이어, ‘제3회 연극 판 페 스티벌’의 마지막 초청작 <감노슈가>(극단 D7, 정범철 작‧연 출)가 11월 6일(수) 시작으로 10일(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 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감노슈가>는 작년 ‘제11회 서울 단편극 페스티벌’에서 초연 되었던 작품에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어 이번에 시즌 2 장편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해 강제로 슈퍼히어로가 된 세 박사가 지구를 지키는 미션을 수행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믹 스토리에 어떤 이야기가 덧붙여져 재미가 배가될지 기대가 모아지는 지점이다.

이번 공연을 제작한 프로젝트 극단 D7(대표 민지혁 배우)은 대학로의 76년생 용띠 연극인들이 모여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하는, 시대를 관통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창작극을 오래오래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작년에 창단된 단체로, 창단 작품 <감노슈가>는 연극으로는 보기 드문 히어로물이지만 일반적인 히어로물의 틀을 깨며 재미를 주면서도 의미 있는 B급 코미디를 지향하지만 B급 코미디를 가장한 A급 코미디극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안겨 주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 및 스탭들 대부분 ‘연극쟁이’라 할 수 있는 대학로 연극으로 잔뼈가 굵은 중견 연극인들로, 2019년 문화예술발전유공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비롯하여 많은 연출상 및 희곡상을 수상한 정범철 작‧연출뿐만 아니라 출연진인 김연진, 류진현, 민지혁, 박신후, 이민아, 최영도, 신정만 배우들도 한명 한명이 다 대학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다. 배우 연기의 중요도가 높은 코미디극에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코믹 연기의 하모니가 극적 재미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범철 작‧연출은 “대학로에서 보기 드문 히어로물 코미디극을 만들어보고 싶어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의 히어로물에 가득한 CG나 특수효과는 없다. 조명과 음향, 배우 연기만 있다. 그래도 관객들은 다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연극은 관객과의 암묵적 합의로 만들어지는 예술이니까. 그것이 연극적 재미이기도 하고.”라며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대학로에 코미디 연극이 드물어 코미디극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재미있게 쓰고, 재미있게 연습했다. 관객분들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웃고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