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콜] “쿨하고 섹시하게, 그러나 진심을 다하는” 세상에 없던 독립운동 뮤지컬 ‘스윙데이즈’

2024-11-27     김희선 객원기자
▲ 뮤지컬 '스윙데이즈' 프레스콜 
▲ 뮤지컬 '스윙데이즈' 프레스콜 
▲ 뮤지컬 '스윙데이즈' 프레스콜 
▲ 뮤지컬 '스윙데이즈' 프레스콜 

뮤지컬 ‘스윙데이즈: 암호명 A’ 프레스콜이 26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스윙 데이즈: 암호명 A'는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독립운동 일화를 모티브로 삼아 제작된 창작 초연 뮤지컬로 지난 19일 개막했다.

냅코 프로젝트는 일제 치하였던 1945년, 대한민국 자주독립을 위해 OSS(미국 CIA 전신)가 비밀리에 첩보 작전이다. 19명의 한국인이 참여했으나 일본의 항복 선언으로 물거품이 돼 역사 속에 묻혀 있다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유일한 박사가 세상을 떠난지 20여년이 흐른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프레스콜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형 연출은 "일제강점기를 다룬 문화 콘텐츠가 한국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그 시대를 해석하는 방법도 서로 다르다“라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유일형의 이야기는 그저 아프고 숭고한 희생정신이 아니라 쿨하고 섹시하고, 유머러스하고 멋지면서도 진심을 다하는 이야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김희재 작가

극본을 집필한 김희재 작가는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누구나 할 수 있었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당위성을 갖는 독립운동이 아니라 생을 걸고 무엇을 희생하고 또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라고 ‘스윙데이즈: 암호명 A’에 담은 마음을 전했다.

“내가 먹은 것의 총합이 나의 몸이고, 내가 선택한 것의 총합이 나의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라고 말을 이은 김 작가는 “다음 세대는 앞으로 더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게 될 텐데, 그 선택 앞에서 어떻게 고민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성실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작가가 고 유일한 박사를 모티브로 삼아 이야기를 써내려 간 배경에는 ‘본능적인 감각’이 있었다. 그는 “냅코 프로젝트를 알게 됐을 때 콘텐츠를 오래 만들어온 사람이 느끼는 본능적인 헌팅 감각이 있었다”라며 “미완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난제였을 것이라 생각했고 90년대에 뒤늦게 알려졌다는 점에서 ‘팔수록 보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플래시몹이나 다큐멘터리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해봤고, 영화로 만들어볼까 생각도 했다. 그러나 여러 세대와 공유할 수 있고 더 많은 세대에 퍼져나가기에 음악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뮤지컬로 올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눈여겨 볼 점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라는 지극히 민족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이 극의 작곡을 '지킬 앤드 하이드', '데스노트', '웃는 남자' 등의 뮤지컬에서 편곡을 담당해 한국에도 알려진 제이슨 하울랜드가 맡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문정 음악감독은 “처음 제이슨이 작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맞는 방향인가 의아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친숙하고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음악을 통해 우리에게 호소하는 힘이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을 이은 김 감독은 “제이슨은 10년 동안 한국인들과 작업을 많이 해서 한국 시스템과 배우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멜로디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뮤지컬 '스윙데이즈' 프레스콜 

한편 주인공 ‘유일형’ 역을 맡은 배우 유준상은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뮤지컬이라 생각한다. ‘이런 형식으로도 뮤지컬을 할 수 있구나’ 싶을 것”이라며 “K-뮤지컬로 나아가는 시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뮤지컬 ‘스윙데이즈: 암호명 A’는 내년 2월 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