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명심 사진전 ‘예술가의 초상 Image of Artists’

서정주 이외수 등 70여명의 예술가 사진 90여점 전시

2011-11-07     서울자치신문

 

육명심 사진전 ‘예술가의 초상 Image of Artists’이 12월 3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인연에서 시작된 사진으로서, 초기 박두진을 비롯한 문인의 초상에서 현재는 예술가의 초상으로 70여명의 예술가들의 삶의 모습이 닮긴 사진 90여점이 전시된다.
육명심의 ‘예술가의 초상’은 1967년에 시작됐다. 연세대 은사인 박두진의 시집 ‘하얀 날개’의 출간을 계기로 시인을 찍은 사진가는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문인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서정주를 필두로 박목월, 박경리는 물론이고 고은, 정현종, 강은교에 이르기까지 사진가는 한국 문단계를 풍미한 작가들의 꾸밈 없는 얼굴, 일상의 제스처를 사진언어로 기록했다. 어느덧 그의 렌즈는 문인들을 넘어서 한국 예술계의 기린아들로 향하고 있었다. 한국의 서양화를 개척한 오지호, 장욱진, 한국화의 거목 김기창을 위시하여 그의 동향 친구인 조각가 최종태, 기벽으로 널리 알려진 중광, 그리고 국악인 황병기, 영화감독 김기영을 망라했다. 
‘예술가의 초상’은 무엇보다도 기교 없는 초상, 가식 없는 초상으로 정의될 수 있다.  그들의 비근한 일상을, 그들의 평범한 표정을 진솔하게 카메라에 담았기 때문이다. 사진가가 포착한 작가들의 얼굴은 순수예술에 헌신하는 성자, 현실 저 너머의 이상만을 바라보는 몽상가라기보다는, 현실에 고뇌하며 땀내 나는 삶을 사는 생활인의 표정, 일상인의 얼굴이다. 육명심의 카메라는 예술가의 삶은 이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숨김없는 얼굴, 평범한 일상을 통해 그들의 위대한 예술을 우리 삶 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고뇌, 갈등, 꿈으로 인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