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백남준 그루브 흥(興)
영상·음악·책·이야기로 조명하는 백남준
백남전 서거 10주년을 맞아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자 TV로봇으로 알려진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 ‘백남준 그루브 흥(興)’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내년 1월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 상설 전시중인 백남준의 2000년 작품 ‘호랑이는 살아 있다-월금, 첼로’와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작품인 ‘보이스 복스(Beuys Vox)’, 그리고 ‘피버 옵틱(Phiber Optik)’ 등을 전시한다.
또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영상자료원(EAI)이 백스튜디오로부터 공식승인 받아 대여한 영상작품과 기록물 8점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백남준 피버옵틱 Phiber Optik 206x147x224cm 혼합재료 1995
TV모니터를 소재로 인간의 형태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창조의 꿈이 투영돼 기계화되어 가는 오늘날 인류의 현실을 고발하며, 인간적 개성과 인간과 다른 차별성을 암시하는 또 다른 기계시대 문명에 대한 고찰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영상·음악·책·이야기로 조명하는 백남준
이번 전시는 작품의 외형뿐만 아니라 작품 속 영상의 내용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물론 영상이 주가 되지만, 그 외에도 작품과 관련된 각종 인용구와 사진자료, 기타 문장들을 함께 재구성해 백남준 작품의 비밀코드의 해석을 시도해보는 등 다양한 작품 읽기를 시도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백남준이 있기까지 그가 읽었던 책과 그로 인해 쓰여진 책, 그를 이해하기 위한 추천 필독서 200권을 선보이고, 전시도록이 아닌 백남준 작품 설명서를 제공하는 등 관람객의 깊이 있는 감상을 돕는다.
특별히 백남준 전시를 깊게 맛볼 수 있는 렉쳐 콘서트도 준비됐다. 백남준 연구자인 김남수의 진행으로 12월까지 총 10회 진행된다. 렉쳐콘서트에서는 백남준의 ‘숨은 손’, ‘움직이는 머신’으로 불리는 테크니션 이정성을 비롯한 백남준 전문가들이 출연해 백남준 작품에 숨겨진 비밀코드를 해석하고, 인간적인 에피소드도 풀어낼 예정이다.
▲ 백남준 호랑이는 살아있다(월금) 237x571cm 비디오설치 2000
이 작품은 2000년 1월 1일 0시 정각에 임진각 야외무대에서 공연된 밀레니엄 프로젝트 "DMZ 2000: The Millennium Celebration"의 하이라이트로 소개돼 전세계 87개국에 위성 생방송된 백남준의 역작이다.
백남준 작품 중 희소·가치있는 영상 상영
백남준을 연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TV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중 일부이자 원천인 영상에 주목했다.
먼저 세종문화회관 상시전시 작품이자 2000년 1월 1월 전 세계 77개국에 생방송된 백남준의 4번째 ‘위성아트’에 해당되는 ‘호랑이는 살아있다-월금, 첼로’를 전시관으로 옮겨 영상에 담긴 예술적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독조명 했다.
또한 한국 최초로 EAI(미국 영상자료원) 측에서 영상을 빌려 희소하고도 가치 있는 영상을 상영한다. ‘버튼 해프닝(1965)’, ‘존 케이지에게 보내는 헌정(1973)’, ‘백남준:TV를 위한 편집( 1975)’, ‘머스 바이 머스 바이 백(1978)’ 등 예술적 영혼이 담긴 영상이 주가 된다.
특히 ‘글로벌 그루브(1973)’는 '글로벌 뮤직 페스티벌'이란 뜻으로서 세계 모든 나라가 서로 케이블 TV로 연결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축제 현상을 미리 예견한 일종의 상상적인 비디오 경관이다. 이 축제는 ‘지구촌 전체를 망라하는 축제’로서 한국의 북춤, 아프리카의 타악연주, 뉴욕 시인의 인도음악,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의 첼로연주 등 민족지 관점의 춤과 음악으로 구성됐다.
‘TV 정원’은 소형 TV 모니터들에 설치돼 열대식물의 생명력과 어우러진 지구촌(Global Village)을 하나의 정원에 압축해 놓은 작품이다. 당대의 그루브와 현대의 그루브가 융합할 수 있도록 흥이 느껴지는 공간 연출도 함께할 예정이다. 이런 연출을 통해 백남준이 말했듯 밋밋한 세계의 양념과도 같은 역할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백남준 초기 인터뷰 영상과 1003 다다익선의 주해, 16가지 테제 등을 통해 친절한 백남준 작품 설명서 같은 전시를 체험할 수 있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1회 입장권 구매로 2회까지 관람이 가능한 전시다. 백남준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재관람을 권장한다.
입장료 성인 9,000원, 어린이·청소년(만 18세) 4,000원(1회 재입장 가능) 문의 399-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