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展

천년의 지혜, 전통건축의 미학과 정신

2015-12-01     박성혜 기자

2016년 2월 6일까지 삼성미술관 리움(Leeum)

▲ 박종우 ‘장엄한 고요’ 2015

국제적으로 한국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요즘 한국 전통건축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되새길 수 있는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展이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내년 2월 6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12개의 세계 문화유산을 비롯해 궁궐과 사찰, 전통마을 등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건축물들이 전국에 많다. 하지만 너무나 일상화돼 그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번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展은 우리의 전통건축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그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건축 10곳(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도산서원, 소쇄원, 양동마을)을 선정한 후 하늘(天)과 땅(地), 사람(人)을 존중해 온 선조들의 정신을 재해석해 삼부작으로 연출했다.

먼저 ‘침묵과 장엄의 세계’ 주제로 불교사찰과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반영하는 왕과 왕실의 사당인 종묘를 종교적, 정신적 세계관과 연결해 전시한다.

그리고 ‘터의 경영, 질서의 세계’ 주제로 궁궐건축과 함께 성곽, 관아건축을 포함해 지배 권력에 의한 통치이념과 터의 경영, 건축적 조영에 대해 되돌아봤다.

또 ‘삶과 어울림의 공간’ 주제로 서원과 정원, 민가를 하나로 엮어 사대부와 서민들의 삶과 공동체, 어울림의 건축을 다뤘다.

이렇게 선정된 한국의 건축물들을 세대를 달리하는 현대사진작가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김재경, 서헌강, 김도균과 박종우 영상감독이 2년여의 시간 동안 사계절을 거치며 아름다운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 소장돼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숙천제아도’와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궁궐도인 ‘동궐도(국보 249호)’, 18세기 서대문 밖 경기감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경기감영도’ 등 쉽게 감상하기 힘든 귀중한 고미술품들이 전시된다.

▲ 한필교 ‘숙천제아도’ 1807~1878

전시 관련 프로젝트로는 ‘금동대탑’의 구조와 설계를 보여주는 3D 스캔과 9층으로 추정 복원한 영상, 석굴암의 축조과정을 3D로 재현한 영상, 해인사와 불국사의 가람배치를 비교 연구한 전봉희 교수의 ‘사찰의 가람배치’가 선보인다.

이외에도 종묘건축과 제례악을 3채널 영상으로 보여주는 박종우 감독의 ‘장엄한 고요’를 비롯해 양동마을 향단의 내부풍경을 담은 VR 파노라마 영상, 양동마을의 무첨당을 실제 크기로 재해석한 김봉렬 총장의 ‘한옥구조의 재해석-유첨당’ 등이 소개된다. 영상을 통해 선조들의 슬기로운 건축 원리가 담긴 전통 건축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고건축과 다양한 시각예술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융합형 전시로 선보인다.

또한 ‘동궐도’, ‘경기감영도’ 같은 고서화 등에는 리움의 디지털 확대 기술인 DID를 적용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까지 관람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展은 교육 프로그램 등도 다양하게 준비돼 한국전통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한국의 자연·건축문화 등의 강의로 승효상, 김봉렬, 유홍준, 배병우, 전봉희 등이 강연자로 나서며, 평일 20세 미만 청소년은 무료입장이다.

특히 교과서에서 다뤄진 전통건축 관련 자료를 정리한 미니워크북과 디지털 워크북은 청소년들에게 우리 역사 및 전통 건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워크북은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리움 관계자는 “하늘과 땅, 사람을 존중하며 자연과 함께 해 온 한국전통건축은 지혜의 원천이자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건축으로 우리시대를 지탱하는 정신”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 건축문화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람료 일반 5,000원, 청소년 주중무료/주말 3,000원. 문의 02-2014-6901

▲ 김재경 ‘수원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