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에 대처하는 컨트롤 타워의 실상 논픽션 코미디 연극 '관저의 100시간' 개막

2025-06-18     김수현 기자

6월 20일~6월 29일,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연극 <관저의 100시간> 선보여

네버엔딩플레이(대표 오세혁, 최종혁)는 오는 6월 20일(금)부터 6월 29일(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제46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관저의 100시간>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 <관저의 100시간>은 일본의 저널리스트 기무라 히데아키의 르포 『관저의 100시간』을 모티브로 다수의 자료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황나영 작가가 집필하고, 오세혁 연출이 새롭게 창작한 연극이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라는 사상 초유의 재난이 벌어진 100시간 동안 컨트롤타워였던 총리 관저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 원작이 분 단위로 팩트를 기록했다면, 연극은 관저의 지도부, 원전의 운영사인 전력회사, 그리고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민간인들의 100시간을 동시에 펼쳐 보이며, 이를 논픽션 코미디로 풀어냈다.

<관저의 100시간>에서는 한 무대 위에 각기 다른 공간에 있는 이들의 100시간이 100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 총리 관저에서는 매뉴얼 부족과 전문성 결여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그 1분, 1초 동안 재난 현장의 가족들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며, 연인과 가족은 뜻하지 않은 이별과 마주한다.

작가 황나영 X 연출 오세혁의 특별한 만남

<관저의 100시간>에는 현재 공연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창작진이 의기투합했다. 냉철한 현실 인식 위에 유쾌한 상상력을 더하는 오세혁 연출과, 뮤지컬 <존 도우>, <러브 앤 피스> 연극 <좋아하고 있어>, <미래는 현재를 축복한다> 등으로 두각을 나타낸 황나영 작가가 함께해 기대감을 높인다.

황나영 작가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피해자들을 구성해 극적 긴장감을 강화했다. “처음 <관저의 100시간>을 무대화했을 때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면, 오세혁 연출님의 ‘이 작품은 일본의 재난을 경유해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는 말씀 덕분에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며, “가상의 피해자들을 구성하면서 마지막 장면에 무엇을 남겨야 할지 결정할 수 있었다. 바로 ‘듣는 것, 경청’이다. 그것이 연극의 미덕일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오세혁 연출은 2017년 한국뮤지컬어워드 연출상, 2016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 수상 경력을 지닌 연출가로, <보도지침>, <초선의원>, <늙은 소년들의 왕국> 등의 집필과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라흐마니토프> 등의 연출을 통해 현실을 정밀하게 해부하면서도 놀이처럼 상상력을 덧입혀온 팔방미인이다.

그 특유의 재치와 감각적인 연출이 <관저의 100시간>을 논픽션 코미디로 완성시켰다.

오세혁 연출은 “재난은 자연에서 비롯될 수 있지만, 그 확산은 무지와 무시, 그리고 은폐를 택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비롯되기도 한다. 국민의 생존보다 자신의 자리와 이익을 챙기느라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민낯에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결국 우리에겐 재난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와 제대로 작동하는 안전한 시스템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나라마다 재난의 형태는 다르지만 재난을 숨기는 방식은 같다.’

<관저의 100시간>은 일본 재난을 통해 우리 사회를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정치적 입지에만 입각한 채 비난받을 수 있는 일들을 감추고, 은닉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나 그로인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모습은 코미디 그 자체다. 관저 안의 인물들이 1분 1초가 다급한 순간에도 제대로 된 소통없이 매뉴얼에만 의존하며, 벤트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멜트다운을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 고민하는 동안 시민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이며 생존과의 사투를 벌인다.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진실을 회피함으로써 정치생명을 이어나가려는 총리의 모습과 이미 피폭된 목장으로 돌아가 책임지고자 하는 쇼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여지며 진정한 리더쉽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관저의 100시간>에 출연하는 14인의 주역들

연극 <관저의 100시간>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온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에 힘을 더한다. 먼저, 컨트롤타워인 ‘관저’ 안에서 우왕좌왕하는 인물들로는, 뮤지컬 <파리넬리>, <어차피 혼자>, 연극 <보도지침>, <세상친구> 등에 출연하고, <드라마 <연인>으로 2023 MBC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최영우가 ‘총리’ 역할을,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대행사> 등을 통해 씬스틸러로 활약한 배우 김대곤이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경제산업성 대신’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매뉴얼에만 의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위기관리감’ 역은 배우 김늘메가 맡아 논픽션 코미디 속 완급 조절의 핵심 역할을 해낼 예정이다.

재난 상황 속에서도 언론에 비칠 모습만 계산하는 ‘관방장관’ 역은, 연극 <오만과 편견>, <비너스 인 퍼>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경미가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서무직원’ 역에는 연극 <빵야>, 뮤지컬 <브론테> 등에 출연해온 송영미가 캐스팅되어, 말단 직원이지만 진정한 리더쉽이 무엇인지 일침하는 통쾌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에는, 상황 파악에 미흡해 답답함을 유발하는 ‘원자력안전보안원장’ 역에 유일한, 정보를 전달하는 ‘보안원 차장’ 역에 오현서, 공포에 휩싸인 ‘원자력안전위원장’ 역에 류동휘, 관료주의에 무너지는 전력회사 기술 명예직으로 김건호가 출연한다.

관저 밖 인물들 역시 강력한 연기진으로 채워졌다. 후쿠시마 목장을 운영하는 ‘야마다 쇼’ 역에는 제58회 백상예술대상·제53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에 빛나는 박완규, 그의 아내이자 응급운전사 ‘야마다 미사키’ 역에는 뮤지컬 <데미안>, 연극 <보도지침> 등에서 활약한 임찬민, 딸 ‘야마다 하나’ 역에는 뮤지컬 <브론테>, <넥스트 투 노멀>의 이아진이 맡아 깊은 감정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토오전력의 안내데스크 직원 ‘미오’ 역에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와이프> 등의 김려은, 미오의 연인이자 자유로운 아티스트 ‘후미에’ 역에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류아벨이 출연하여 유쾌하고도 따뜻한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쌓아온 배우들의 개성과, 그 에너지를 무대 위로 끌어올리는 오세혁 연출의 시너지가 <관저의 100시간>에 대한 기대를 한층 끌어올린다.

연극 <관저의 100시간>은 전석 40,000원으로 예매는 놀티켓(구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