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어워즈 수상기념 기자 간담회 개최
금일 토니어워즈 수상기념으로 <어쩌면 해피엔딩>의 기자 간담회가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진행되었다.
2014년 이야기 구상을 시작해 2015년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세상에 처음 선보인 <어쩌면 해피엔딩>은 시작부터 한국과 미국 공연을 동시에 준비했다. 한국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는 박천휴, 윌 애런슨 두 창작자의 계획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여정이었다.
2016년 뉴욕에서 진행된 첫 낭독회에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가 참석해 <어쩌면 해피엔딩>에 손을 내밀었다. “윌휴 콤비가 몰입감 있는 뮤지컬 속에 영리하게 직조해 낸 절제와 진정성이 오래도록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라고 제프리 리처즈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그가 리드 프로듀서를 맡으며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한 기반이 준비됐다. 제프리 리처즈의 추천으로 2023년 <퍼레이드>로 토니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한 마이클 아덴이 프로덕션에 합류했고, 2020년 애틀랜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친 후에 드디어 2024년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개막하게 되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어쩌면 해피엔딩>은 300~4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공연된 한국 공연과 달리 1,000석 규모의 극장인 만큼 연출과 무대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무대 전환이 거의 없는 반면 브로드웨이 공연에선 많은 무대 전환과 효과가 쓰인다. 한국 공연엔 없는 재즈 싱어 길 브렌드틀리 캐릭터가 추가 되었고, 재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오케스트라의 악기 스케일도 더 풍성해졌다. 영어 대사와 가사가 주는 정서적 뉘앙스를 고려해 추가된 장면이 있기도 하고, 반대로 축약되거나 생략된 대사와 넘버도 있다. 하지만 올리버의 유일한 친구인 ‘화분(Hwaboon)’을 우리말 그대로 표현했고 한글은 무대 디자인의 일부로도 등장한다. 덕분에 화분은 한국에 이어 브로드웨이에서도 <어쩌면 해피엔딩>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듯 현지화를 위해 윌휴 콤비가 섬세하고 치열하게 작업한 덕분에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작가가 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웨이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와 아름다운 음악이 국경을 허물어뜨리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개막 초기 티켓이 잘 팔리지 않아 불안하던 전망을 반전시킨 건 작품에 매료된 관객의 힘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과 사랑에 빠진 관객들이 자신을 ‘반딧불이’(fireflies)라고 칭하며 SNS를 기반으로 입소문을 확산한 것. 뉴욕에서 먼 도시에 사는 어느 관객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관람했다가 공연을 보는 내내 아내가 정말 그립고 함께 공연이 보고 싶어 원래 계획을 취소하고 비행기표를 바꾸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집으로 돌아갔다. 밸런타이데이 선물로 아내와 함께 뉴욕에 다시 와서 <어쩌면 해피엔딩>을 볼 거다.”라는 일화를 밝혀 박천휴 작가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긴 마라톤 같았던 서울과 뉴욕에서의 <어쩌면 해피엔딩> 여정을 뿌듯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힌 윌휴 콤비는 한국으로 돌아와 오는 10월 개막을 앞둔 1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 2014년 이야기 구상을 시작해 <어쩌면 해피엔딩>이 처음 관객을 만난 2015년 이후 정확히 10년 만이다. 초연을 시작으로 매 공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애써온 윌휴 콤비의 정성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영될 예정. 윌휴 콤비는 “브로드웨이 <어쩌면 해피엔딩>의 ‘오리지널’인 한국 공연을 다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설레고 기쁘다. 지난 10년 동안 공감해 준 관객들, 그리고 처음 이 공연을 보게 될 관객들 모두에게 따뜻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년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정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음악이 어떻게 더 풍성해질지 기대를 모은다.
브로드웨이 공연 투자와 더불어 한국 공연 제작을 맡은 NHN링크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공연에 앞서 반드시 관람해야 할 지침서 같은 공연이다. 특히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은 그간 함께했던 배우들의 참여로 지난 10년의 소중한 기억을 담아내는 동시에, 확장된 공연장 규모에 맞춰 시각적 요소를 업그레이드하여 새로운 시선과 한층 깊어진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관객에게 익숙한 무대 위에 섬세하게 더해질 변화는 오랜 관객들에겐 따뜻한 재회로, 최초의 관객들에겐 특별한 시작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라며 10주년 기념 공연을 치열하게 준비 중인 소감을 밝혔다.
그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공연장에 맞춰 준비 중인 <어쩌면 해피엔딩>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10월 30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