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 물범을 찾아 떠나는 백령도 1박2일 여행
연일 이어지는 초여름 무더위에 도시가 절절 끓는다.
여름을 그나마 살 만하게 하는 건 역시 물.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빗물이 촉촉이 식혀줬으면 좋겠지만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다 보니 바다의 푸른색과 계곡의 초록색, 윤슬 내린 수면의 강렬한 흑백 대비가 몹시도 그립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같은 바다라도 동해와 서해, 남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유일무이한 모습일 테지만 그중에서도 인천 옹진 섬이 주는 매력은 특별하다.
점박이 물범을 찾아 백령도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섬은 기후 변화가 드라마틱 해서 날씨가 안 좋으면 당일에도 취소되는 경우가 있어 날씨 요정이 함께 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 대청, 소청 삼형제 옹진 섬을 오가는 여객선 코리아프라이드를 타고 백령도로 들어간다.
인천섬을 방문하는 인천시민은 누구나 인천 i-바다패스로 1,500원 이용이 가능하고 타시민은 왕복 예매시 70% 할인(유료할증료 별도) 받을 수 있다.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 코리아프라이드호는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해 약 3시간 40분 뱃길을 달려 서해 최북단에 있는 섬 백령도 용기포항에 도착했다.
섬이 다 거기가 거기지라고 하지만 백령도는 싱그러운 해풍과 투명한 물빛 그리고 바다를 낀 아름다운 둘레길이 있어 섬이 가진 속살을 엿보면 헤어날 수 없는 매력에 빠진다.
백령도는 섬 전역이 군작전 구역으로 북한 황해도 장연군과 17㎞ 거리에 있는 최북단의 섬으로 바다를 매립해 섬이 육지화되면서 백령도는 8번째로 큰 섬이 되었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옹진 삼형제 섬은 10억 년 전에 형성된 지층과 연흔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살아있는 지질 박물관으로 불린다.
두무진, 콩돌해안, 사곶해변, 진촌리 현무암, 용트림 바위, 남포리 습곡 5곳이 백령도의 지질 명소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 여행은 지질 투어가 아니라 점박이물범을 찾는 여정이라 지질 명소 5군데를 둘러보지 않지만 좀 더 오래 섬에 머무르신다면 지질 명소 모두를 둘러보셔도 좋을 것 같다.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 천연기념물,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Spotted Seal lives)은 은색 또는 회색 털이 몸을 덮고 있고 온몸에 반점이 흩어져 있으며 다리는 지느러미 모양을 하고 있다.
몸길이는 사람 키와 비슷하며 물범 중에서는 작은 편에 속한다고 하는데
황해에서 남해와 동해를 거쳐 일본 연안과 북태평양, 북극해에 널리 분포, 우리나라에서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이 정기적으로 관찰되는 유일한 곳이다.
점박이물범은 매년 봄이 되면 중국에서 출산을 마치고 먹잇감이 풍부한 백령도로 내려와 가을까지 지내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중국으로 돌아간다.
4월에서 10월경에 백령도를 방문하면 귀여운 점박이 물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범바위는 점박이물범의 개체수와 서식지 확장을 위해 조성된 인공바위로 바위의 하부는 바다숲으로 해양생물들의 서식처다.
점박이물범은 십분 동안 수심 100m 이상 잠수할 수 있는 베테랑 수영선수로 몸속에 두꺼운 지방층을 가지고 있어 바다가 뜨거워진다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바다가 오염되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점박이물범의 번식지가 점점 사라지고 개체수 또한 줄어들고 있다.
오래전 백령도에서는 8천여 마리의 물범을 볼 수 있었지만 현재 130여 마리만 있다고 한다.
백령도 두무진 유람선을 타고 감상하는 절경은 그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해안을 따라 약 4㎞에 걸쳐 기암절벽이 펼쳐지는데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낸다.
이곳 지질은 약 12억 년 전에 모래가 열과 압력으로 퇴적암인 사암이 되었다가 지하의 고온 고압에 의해 변성암으로 변했다.
유람선을 타고 남쪽 해안을 따라 돌면 선대암, 형제바위, 사자바위, 고릴라 바위, 말바위, 우럭바위, 코끼리바위, 병풍바위, 부처님바위, 물개바위, 낙타바위, 송곳바위, 잠수함바위 등 두무진의 바위들은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사람 손이 닿지 않은 해안 암벽에는 해국, 갯방풍, 벌노랑이 같은 식물들을 볼 수 있으며 해안 바위에는 가마우지와 갈매기가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어디선가 "wow~~~" 탄성이 들린다.
가마우지가 앉은 바위 근처에 점박이물범들이 나타났다.
많은 개체수의 점박이물범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행운이었다.
윤슬 내린 수면의 강렬한 흑백에 점박이물범의 모습은 그야말로 판타스틱하다.
유람선에서 내려 두무진 포구에 내리면 두무진으로 이어지는 도보 코스를 돌게 된다.
산책로는 전망대로 통하는데 선대암이 보이는 능선을 따라오르면 그림 같은 풍경에 넋이 나간다.
바위 곁에서 바다 면이 눈앞에 있었다면 전망대에서는 저 멀리 수평선이 발아래 있는 듯 하다.
진한 코발트색 바다가 자꾸 부르는 듯해 다시 해변으로 내려가면 선대암, 형제바위 등 백령도를 대표하는 사진인 두문진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해 질 녘 방문한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싶다.
백령도는 까나리, 해삼, 전복, 굴, 홍합, 꽃게, 홍어, 가자미, 미역 등 해산물이 많이 나는 좋은 어장으로 특히 5~6월이 되면 까나리가 많이 잡혀 까나리 액젓으로 유명하다.
인천관광공사에서는 연평여행사와 함께 인천관광상품체험전 '점박이 물범을 찾아 떠나는 백령도 1박 2일 여행’ 진행하고 있다.
올여름은 가고싶은 섬,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