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동진 의원, ‘AI와 지역경제를 잇는 실용주의 성장 전략 제시’
“교육·산업·정책 간 유기적 연계 통해 인재 중심 성장을 실현하겠다”
[편집자주]
고동진 의원은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무선사업부장을 맡아 갤럭시 노트7 단종 위기를 수습하고, 후속작인 갤럭시 S8·노트8의 흥행을 이끌었으며,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출시해 모바일 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 삼성페이, 삼성 Knox 등 일상에 밀접한 혁신 서비스를 주도해 국민 생활의 변화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2023년 정계 입문을 결심한 그는 40년 삼성 경력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소속으로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며,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과 산업 중심의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Q. 이번에 개설하신 ‘토요캠퍼스’의 기획 의도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A. 토요캠퍼스는 3주 간격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인문, 역사,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열린 교육의 장으로 기획했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와 소통을 희망하며 준비했다. 처음 정치권에 들어설 때, 지난 40여 년간 삼성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는데, 토요캠퍼스는 그 목표의 일환이기도 하다.
Q.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계십니까?
A.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다소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각자의 질문과 의견을 공유해 주는 모습을 보며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나 역시 질문을 듣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있으며, 이곳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사회에 필요한 입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 향후 토요캠퍼스의 운영 계획이나 추가적인 프로그램 기획이 있습니까?
A. 토요캠퍼스는 기수제로 다회차 운영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의 장으로 발전시켜 시민들이 다양한 주제를 함께 토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첫 기수를 마친 뒤에는 참여자들이 지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각자의 아이디어를 고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
Q. 도심공항터미널 ‘이지드롭’ 서비스 재개가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십니까?
A. ‘이지드롭’은 도심공항터미널에서 항공사 체크인과 수하물 위탁을 한 번에 처리해 ‘빈손 출국’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해당 서비스가 지난 5월 전면 재개되면서,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원스톱 서비스의 일환으로 다시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강남은 국제 비즈니스와 관광의 중심지이며, 해외 이동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도심공항터미널의 역할이 재개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도심공항터미널은 말 그대로 도심에 자리 잡은 작은 공항으로, 삼성동에서 체크인, 수하물 위탁, 출국 심사를 모두 끝내고 인천공항에서는 곧바로 게이트로 향할 수 있는 원스톱 체계가 핵심이다. 팬데믹으로 멈췄던 이 기능을 완전히 복원하고, 국제교류복합지구의 관문으로 더욱 발전시키겠다.
Q. 인근 상권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가 방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삼성동 일대를 경제·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의 출발점이라고 판단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영동대로 지하복합환승센터에 지하철 2·9호선과 GTX-A·C·D, 위례신사선을 하나로 연결하면 도심공항터미널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하루 60만 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는 단단한 소비 권역이 형성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지역 경제와도 긴밀히 결합하겠다. 도심공항터미널이 국제회의 참가자와 관광객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이 되도록 설계하고, 전시 등록, 수하물 위탁, 셔틀 탑승을 한 공간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관광 코스와 K-컬처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비즈니스와 문화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교통 허브 삼성동을 지속 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 벨트로 성장시키겠다.
Q. AI 인재 양성이 지역과 국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AI 인재는 단순한 인력 시장 강화를 넘어, 국가가 반도체, 바이오, 로봇, 국방 등 전략 산업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마스터 키’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인해 2030년대 중반이면 반도체와 AI 분야에서만 약 5만 명의 고급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숙련 인력이 끊기면 칩 설계와 대규모 모델 학습 같은 핵심 공정이 해외로 유출되고, 이는 산업·안보·수출 전선이 동시에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AI 인재 양성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본다.
Q. 이번 정책토론회를 통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판단하셨습니까?
A.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수 인재를 국내로 유치하고, 떠나지 않도록 만드는 연구 환경과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다. 현재 국내의 유능한 연구 인력이 해외로 빠르게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국심만으로는 그들을 붙잡아둘 수 없다. 세계적 수준의 연봉, 연구 자율성,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제공되어야 진정한 두뇌 유치가 가능하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KAIST를 세울 당시, 정부는 세계적 석학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연구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 결단이 반세기 뒤 한국을 과학기술 강국으로 이끈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도 미래 연구 역량을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대학·정부 연구소·기업이 연계된 공동 캠퍼스를 조성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에게 보상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Q. 강남(병) 지역에서 AI 관련 교육,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강남에서는 교육과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체적인 교육 모델을 고안하고 있다. 최근 취업난과 맞물려 유명 부트캠프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준비 학원을 다니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학·연·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청년들이 실질적인 기술을 익히며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또한 강남은 AI 실증 사업을 수행하기에 최적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AI 테스트베드 사업을 통해 실증과 검증이 가능한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역 내 AI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강남에서 양성한 인재가 기업에 기여하고, 지역에서 개발된 기술이 상권에서 즉시 상용화되는 시스템을 통해 자생적 AI 생태계를 완성하겠다.
Q. 주민과의 소통과 지역 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떤 정치철학과 방식을 유지하고자 하십니까?
A. 과정과 결과로 평가받는 실용주의를 정치의 중심에 두고 있다. 정책을 설계할 때는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살피고, 실행 이후에는 그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의 평가를 받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청년, 기업, 사회적 약자가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일관된 기준이다.
주민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복잡한 정치 용어보다 구체적인 문제 상황과 해결 방향을 이야기하며, 입법 과정에서는 협치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겠다. 정쟁보다 실질적 성과로,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받는 의원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