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성장통과 치유의 여정을 그린 웰메이드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12월 20일부터 2026년 2월 15일까지 서울 강남 백암아트홀에서

2025-12-27     최상미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1

 기억 속 시간여행을 통해 상처와 성장의 순간을 마주하는 뮤지컬 〈말리>가 올겨울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말리〉는 12월 20일부터 2026년 2월 15일까지 서울 강남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되며, 개막에 앞서 지난 12월 23일 프레스콜이 열렸다.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2

〈말리〉는 한때 화려한 아역 스타였으나 사고 이후 모든 것을 잃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18세 말리가, 애착 인형 ‘레비’의 몸을 빌려 과거로 돌아가 가장 빛났던 11살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작품은 ‘나로서 머물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중심으로, 기억과 감정, 선택의 순간을 환상적인 무대 언어로 풀어낸다.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3

국내외에서 검증된 창작 뮤지컬의 진화

〈말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개발된 이후 제15회 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고, 뉴욕의 유명 극장에서 낭독 공연을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시즌은 한국과 뉴욕 창작진이 함께한 2년간의 워크숍을 통해 안무, 비주얼, 무대 스케일을 대폭 확장한 버전으로 선보인다.

연출은 브로드웨이 K-POP 프로젝트 등 다수의 해외 작업에 참여한 김선재 연출가, 안무는 〈마리 퀴리〉, 〈팬레터〉로 주목받은 신선호 안무가, 음악은 〈로기수〉, 〈랭보〉의 신은경 음악감독이 맡았다. 중극장 무대의 한계를 넘는 쇼적인 연출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4

다층적인 캐스팅이 만들어내는 말리의 얼굴

말리 역에는 김주연, 루나, 박수빈(우주소녀)이 캐스팅돼 각기 다른 결로 성장한 말리의 내면을 그려낸다.
김주연은 밝고 생기 있는 에너지로, 루나는 깊은 시선과 감정선으로, 박수빈은 섬세한 표정 연기로 인물의 균열을 표현했다.

11세 말리 역에는 김소율, 김아진, 박세윤(언더스터디)이 출연해 순수함과 불안이 공존하는 어린 시절의 얼굴을 설득력 있게 완성한다.
말리의 시간을 되돌리는 존재 ‘레비’ 역에는 조용휘, 조성필, 어머니 혜리 역 이지숙, 한유란, 아버지 우진 역 윤석원, 정의욱이 출연해 가족 서사를 단단하게 쌓아 올린다.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5

“과거를 다시 본다면, 우리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프레스콜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작품을 향한 창작진의 고민이 공유됐다.
김주영 작가는 웹툰 선공개에 대해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작품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라며, 관객이 이미 환상의 세계를 품고 극장을 찾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작품은 왕따, 과도한 관심, 가정 불화 등 사회가 만들어낸 불행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게 되는 구조를 섬세하게 짚는다.
김주영 작가는 “혼란한 세계 속에서도 결국 내 안의 답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 역시 8년의 시간만큼 성장했다.
박병준 작곡가는 “초기에는 말리에게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부모의 서사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관객의 호흡과 감정선을 고려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6

기억의 조각으로 완성되는 무대

김선재 연출은 〈말리〉를 ‘기억을 관찰하는 이야기’가 아닌, 기억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반응하는 이야기로 정의했다.
말리는 과거를 지켜보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을 덧입히고 판단을 흔들며 현재의 자신을 갱신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관객 역시 ‘과거를 다시 본다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미니멀한 세트 대신 영상 패널과 앙상블의 움직임을 활용한 무대는 ‘기억의 조각’이라는 개념으로 구현된다.
앙상블은 장면 전환을 돕는 동시에 말리의 기억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며 서사의 흐름을 끊임없이 이어간다.

뮤지컬 '말리' 프레스콜

세대를 넘어 공감하는 이야기

〈말리〉는 아역 스타라는 설정에서 출발하지만, 특정 직업이나 연령을 넘어 각자의 자리에서 길을 찾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루나와 박수빈은 말리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내면을 무대 위에 진솔하게 투영해낸다.

김선재 연출은 “아역 스타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사회적 소외, 가족의 불화는 어느 나라에서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한국적 정서를 담되, 세계 어디서나 이해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무대 위에서, 〈말리〉는 성장의 아픔을 부정하지 않고 그럼에도 다시 나아가는 선택의 의미를 조용히 묻는다.


올겨울, 따뜻한 위로와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할 웰메이드 신작 뮤지컬 말리는 내년 2월 15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