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아메리칸의 자아성찰-BEING: 데비 한 1985-2011’展
성곡미술관서 3월 18일까지
데비 한은 초등학교 때 미국이민을 떠난 코리안아메리칸이다. 성곡미술관이 2003년 말 국내 레지던스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7년 동안의 한국에서의 작업과 미국시절의 지난 작업을 한자리에서, 함께 돌아보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60여점을 엄선한 이번 전시는 여러 형식의 비너스, 사람의 몸과 결합된 이런저런 석고상 정도로 일반에 알려져 있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폭 넓게 이해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전개과정을 비교해보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주목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행보를 보다 균형 있게 이해하기 위해 미국에서의 작업과 지난 7년간의 한국생활을 나눠 소개한다. 미국에서의 초기작업과 함께 견주어본 한국에서의 작업은 당시 낯선 미국사회 내에서 그가 줄곧 고민했던 ‘나는 누구인가,’ ‘살아 있음은 무엇인가’ 등과 같은 존재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의 연속이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전통문화와 특유의 역동성, 미대입시와 미술교육제도는 문화의 차이를 넘어 매력과 혼란으로 작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데비 한의 동양과 서양의 이런저런 ‘가치’의 문제, 특히 ‘미’와 ‘예술’에 대한 ‘상대적 가치’의 문제에 집중해 한국 체류를 어렵사리 결정하고 이들 고민들을 다양한 형식의 작업으로 풀어낸다.
전시구성은 이민 초기부터 대학을 졸업하기까지의 지적 방황을 볼 수 있는 LA시기(1985-1997), 대학원을 다니며 사회와 인간의 욕망구조 등 세상으로 눈을 돌린 뉴욕시절(1998-2000)과 LA시절(2001-2003), 레지던스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방문했던 고국 한국에서의 작업(2004-현재)으로 이뤄진다.
미술관 전시공간의 특성상, 그리고 데비 한 작가의 지난 작업을 돌아보면서 현재의 작업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작업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이번 전시의 반(半)회고적 성격을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