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연극 ‘14인 체홉’

오는 30일까지 극장 정미소에서

2017-12-07     서울자치신문

 
 
셰익스피어와 체홉은 연극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으로 ‘극작가의 양대 산맥’으로 꼽을 수 있다.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4대 비극부터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까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은 쉽게 손꼽을 수 있지만 체홉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낯설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을 차분히 살펴본다면 체홉 역시 셰익스피어 못지않게 친숙하게 기억되지 않을까? 그의 수많은 작품 중 ‘4대 장막’으로 불리는 희곡부터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갈매기’ ‘세 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는 가장 완성도 있으면서 작가 세계를 충실히 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동안 ‘갈매기’ ‘벚꽃동산’ 등의 공연을 통해 고전을 고전다운 동시에 가장 쉽고 재미있게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던 맨씨어터가 1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공연으로 역시 다시 한 번 체홉을 선택했다. 극단 맨씨어터 10주년 기념 공연 ‘14人(in)체홉’이 12월 1일부터 30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체홉의 4대 장막극이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진게르만이 “보드빌(체홉이 자신의 단막극을 지칭한)은 체홉 특유의 대화의 열쇠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그의 모든 희곡으로 향할 수 있다.”고 주장했듯이 단막극에 대한 이해와 연구는 체홉의 극 세계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2013년 맨씨어터와 우란문화재단은 ‘14人(in)체홉’을 제작하게 되었고, 프로젝트박스 시야에 이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도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2017년 ‘14人(in체홉’은 2013년 버전에서 ‘백조의 노래’를 제외하고, 체홉이 쓴 총 10편의 단막극 중 ‘곰’ ‘청혼’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까지 총 4편을 새롭게 엮어서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맨씨어터의 10주년 기념작품인 만큼 극단 대표인 배우 우현주가 연출 겸 배우를 맡아 작품을 이끌어가며, ‘14人(in)체홉’을 통해 가장 연극적이며 과감한 무대 미술을 선보였던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또한 극단의 대표 배우인 서정연, 이석준, 정수영, 이창훈, 박기덕, 구도균, 이은이 참여한다. 또한 연극과 영화에서 다방면으로 활약 중인 김태훈, 최덕문, 남문철, 권지숙과 떠오르는 신예 이갑선, 하현지 등 좀처럼 한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14명의 배우가 의기투합하여 2017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최고의 창작진과 14명의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선사하는 ‘14人(in)체홉’은 2017년을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인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연 관계자는 “체홉의 작품이 그러하듯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과 ‘눈물을 통한 웃음’을 극대화함으로써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고 말했다.

 

<김정민 편집위원>

 

공연일정: 12월 30일까지 / 공연시간:평일(화~금) 오후 8시, 토 오후 3시, 6시, 일 오후 3시 (월 공연 없음) / 출연: 김태훈,구도균,이석준,최덕문,이갑선 등/ 공연장소: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 관람가격: 전석 4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