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으로 쓰러졌던 이목일 화백 [생명의 노래展]으로 '부활'
병상에서 예술혼 담아 그린 작품 70여 점 전시, 6월 15일부터 한달간 '갤러리 평창동'에서
"나는 쓰러졌다.
눈을 뜨니 세상이다.
죽음에서 귀환했다.
..중략..
내 그림은 병상에서 재탄생했다.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고 돌아온 후
그림 그리기를 좋아 한 아이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내 속에 있는 소년 이목일
오늘 그 아이가 거울 속에 환하게 웃고 있다."
- 이목일의 병상일기/생명의 노래 중 -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하고있는 '호랑이 화가' 이목일 화백이 <병상일기-생명의 기쁨>을 주제로 오는 6월 15일부터 갤러리 평창동(구 그로리치 화랑)에서 전시회를 연다.
지독한 병마와 싸워가며 혹독한 재활을 거쳐 만들어낸 결과물들로 다시금 작가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년 1월 갑자기 쓰러지며 뇌손상으로 수족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된 그가 오로지 오른손으로만 의지해 창작해낸 작품들로 이루어져있다.
"의사들도 지독하다고 했다. 틀어진 몸으로 다시 붓을 잡을 수 없을까봐 무서웠다.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없을까봐 매일 눈물을 흘렸다. 이번 전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린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의 제목에서도 알수있듯이 그는 병마를 이겨내고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자신의 의지와 또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노래한다.
그래서 일까. 이번 작품들은 이전의 작업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가족을 중심으로 따뜻하면서도 원색의 강렬한 색채를 표현함으로써 생명에 대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감사와 기쁨 그리고 '희망'이 그것이다.
"생명의 기쁨이라는 작품은 몸을 겨우 기대고 10분쯤 서서 그리고 쉬었다가 그리고를 반복해 완성된 그림이다. 붓 사용하는 방법을 잊어 이쑤시게와 젖가락으로 그렸다. 졸품이지만 내딴에는 온몸으로 그린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없었기에 고통스러웠고 걷기도 매우 불편해 반드시 누군가가 있어야 했다. 왼쪽이 완전 마비되었기에 물감조차 짤 수가 없어 물감을 열 때 입으로 물고 짜 작업을 할 때면 입가며 얼굴이며 이리저리 물감 투성이되어있고 그랬다. 다행히 그림을 그렸던 오른손이 괜찬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병원에서 마련해준 화실에서 그렇게 한점 한점 하다보니 벌써 70-80점이 되었다."
이번 전시회의 그림들은 모두 뇌경색이 발병한 후에 그린 그림들이라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독한 병마와 싸워 다시금 작가로 복귀한 정신력으로 작가의 의지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쓰러졌을 때는 다시는 내발로 이 세상을 구경하긴 어렵겠구나하는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중국을 돌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던 중 미술치료를 겸한 그림그리기에 들어갔다. 나에게 치료란 붓으로 사는 인생을 다시 돌리는 것이고, 나는 붓을 놓지 않았다"
그는 현재 수지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며 매주 금요일 오후 한시간 정도씩 입원환자들과 함께 미술치료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은 그림 그리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평과 함께 조언도 하기에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처음엔 나도 그림을 그리고 또 환자들도 같이 그리면서 서로 유대와 집중을 기르는 미술치료를 위함이었다.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장을 만들자는 뜻이었는데 결국 개인전까지 가게 되었다. 어찌보면 환자가 환자를 치료하는 묘하고 참한 시간이 연출되어 같이 그리며 서로 위로하는 모두가 즐건운 시간이 되고 있다."
그림이라는 고통의 치유법은 오직 그림뿐이라는 이화백.
그는 벌써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놓았다. 앞으로 2~3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려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가질 생각이다. 지금은 이것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그는 시련 후 더욱 당당하게 자신의 작품을 내놓으려 노력하게 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병상일기/생명의 기쁨> 전시는 오는 6월 15일 부터 7월15일 한달간 지속되며 그기간동안 이목일 화백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이목일 화백은 지난 2003년 한인 미주 이민 100년 기념으로 뉴욕에서 호랑이 1만 마리 전시회를 가져 미국 언론에 소개되고 '호랑이 화백'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세를 탔다.
경상남도 함양군 출신으로 중앙대 회화과, 일본 차형미술학교를 졸업, 미국 뉴욕 아트 스튜던트리그에서 수학. 77년 고향인 함양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 이목일 초대전
주제 : 병상일기/생명의 기쁨
장소 : 평창동 갤러리
주소 : 서울 종로구 평창동462-1
일짜 : 2012년 6월15일부터 7월 15일 한달 간
문의 전화 : 1661-7844 010-2315-7844
오프닝 : 6월 16일 오후 5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