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천북(보령시 천북면) 굴축제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2011-11-22     김창성 기자

와글와글 장작불에 바글바글 가득 찬 '굴'

 
 보령시 천북면은 서해안 천수만과 접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예전부터 바다와 갯벌은 삶의 터전이요, 생활의 근원이다. 연중 철따라 주꾸미, 바지락, 대하, 낚지, 꽃게, 갑오징어, 우럭, 도미, 광어 그리고 굴 등 싱싱하고 맛좋은 해산물로 풍성해 식탁은 물론 어민의 주요 소득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굴은 알이 굵고 담백해 외지인들의 잔치음식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래서 겨울철이면 주민들은 바닷가에서 굴을 까서 팔았다. 굴 까기를 겨울철에 하다 보니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장작을 피웠고, 굴을 까던 아낙들이 와글와글 타는 장작불에 석굴을 올려놓고 시장기를 달래며 먹었던 굴이 지금은 미식가들의 발길을 모으는 명물이 됐다.

 굴 구이는 생굴보다, 쫄깃쫄깃하고 고소해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겨울철 별미로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굴 구이는 온가족이 화롯불에 둘러앉아 군밤을 구워주던 할머니의 아련한 정과, 아궁이에서 군불을 지피며 구어 먹던 군고마의 따듯함과, 친구들과 썰매를 타며 물에 젖는 양말과 바지를 말리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잊지 않고 다시 찾는다.
 
 석굴을 불에 굽다보면 갑자기 뻥! 뻥! 하는 굉음이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데 이는 그동안 삶속에 묻어둔 희망의 욕구를 샘솟게 하기도 한다.
 
 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즐겨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외국에서도 굴 축제를 개최할 만큼 전 인류의 인기 식품이다.
 
 보령시 천북면에서는 천북굴의 우수성과 천수만과 석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매년 12월에 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제1회 굴 축제가 1996년도 11월에 개최됐다가 잠시 중단의 위기도 있었으나 2002년도에 제2회 굴 축제를 개최해 금년에 제10회를 맞이하게 됐으며, 이제 겨울철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금년 축제는 따뜻한 사랑 나눔, 건강요리 굴 축제라는 주제로 굴 축제와 더불어 이웃에 대한 따뜻한 사랑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마련했다.
 
 보령 천북 굴 축제추진위원회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9일간 천북면 하만리 굴 단지 일원에서 '제10회 보령 천북 굴 축제'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굴 축제는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2년 만에 개최되는 것이며, 축제기간동안 초청가수 공연, 불꽃놀이, 각설이공연, 관광객노래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최돼 겨울철 별미와 함께 관광객에게 즐길 거리도 마련된다.
 
 천북 하만리 굴 단지는 예전부터 굴 구이로 유명한 곳으로 바다와 접하는 곳에 있어 겨울바다의 낭만과 함께 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바다의 우유'로 통하는 굴은 8월 산란기를 끝내고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11월부터 2월까지가 맛이 가장 좋으며, 천북면 굴 단지에서 숯이나 가스 불에 올려놓고 굴이 입을 벌리기 시작할 때 김 오른 속살을 발라먹는 굴 구이가 겨울철 최고의 별미다.
 
 이제 금년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천수만이 내려다보이는, 그래서 석양이 더욱 아름다운 바닷가에 뻥뻥거리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구수한 내음을 풍기는 영양만점의 굴을 먹으며 한해를 마무리한다면 새해에는 더 힘 있는 발걸음을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