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2017년 초연, 2018년 재연에 이어 올해 삼연을 맞은 뮤지컬 <배니싱>이 개막했다. <배니싱>은 1925년을 배경으로 사라지지 않는 뱀파이어 ‘K(김종구·이주광·주민진 분)’라는 존재와 ‘김의신’(박규원·에녹·정민 분), ‘윤명렬(배나라·유승현·조훈 분)’이 조우하며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다룬 작품. 초연부터 많은 공연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니싱>에서 이번 시즌 ‘윤명렬’역으로 새로 합류한 배우 배나라를 지난달 19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배우 배나라가 지난 19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 사진 김수현 기자
▲ 배우 배나라가 지난 19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 사진 김수현 기자

Q. <배니싱>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느 부분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나요?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대본을 본 순간 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이면이 판타지로 설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품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죠.

Q. 이전에 <배니싱>을 본 적 있었는지?

아쉽게도 이전 시즌 극을 보지는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배니싱>이라는 극이 두세 번, 네다섯 번은 봐야 그 매력을 알게 되는 극이라고 생각하는데, 본 적이 없다 보니 더 처음 경험하는 자세로 임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못 본만큼 연습에 파고들었어요.

Q. 초연부터 <배니싱>에 출연했던 베테랑 배우들이 많습니다. 캐스팅 후 합류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당연히 부담감이 있었습니다(웃음). 전에 했던 ‘명렬’들의 서사나 노선과 다르게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려면 ‘배나라’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서사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고요. 구체적이지 않으면 무대에서 행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편이거든요. 다행히 함께 극을 올리는 동료 배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동료들과의 합은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작품에 앞서, 함께 작품을 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그게 극에서 보인다고 생각해요. 형들은 배역을 떠나서도 정말로 너무 좋은 사람들이에요. 모든 게 좋고 너무 다정해요. 제 디테일 중에 '명렬'이 '의신'을 피 주머니로 때리는 부분이 있거든요? 굉장히 해보고 싶었던 디테일인데, 막상 하려니까 인간 배나라로서 저어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형들에게 상담했더니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라고 하셔서 지금은 신나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 배우 배나라가 지난 19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배우 배나라가 지난 19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 사진 김수현 기자

Q. <배니싱>에서 주로 ‘의신’과 많은 씬을 연기합니다. ‘의신’을 연기하는 세 배우의 차이점이 있다면?

공연 중에 “우리 옮은 거 아냐?”라는 대사가 있어요. “내 집에서 당장 나가”라고 말하면 (에)녹 형은 “너나 나가~”하면서 책등으로 머리를 치거나 입에 손가락을 넣는다든가 하는 류로 친근감을 표현하는 편이에요. 정민 형은 재치 있게 받아주는 편이라서 제가 “농이지롱~” 식의 대사를 하도록 유도해서 유머러스하게 넘어가고요. (박)규원이형 같은 경우에는 연구에 푹 빠져있는 상태라서 “너나- 나가” 하는 느낌으로 말해줘요. 각자의 노선이 다르다 보니 재미가 각자 다르게 느껴져요. 형들이 워낙 베테랑이어서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늘 무서울 정도로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Q. 3인극이지만 극 중 ‘명렬’과 'K‘는 접점이 적죠. 'K‘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궁금하기도 하지만 서로를 장애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의신’을 사이에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관계죠. 제 생각엔 언제든 ’명렬‘이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살려둔 건 ’K‘의 작은 선물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건 오판이었고 ‘명렬’이는 'K‘에게 집착하는 삶을 살게 돼버리는데 ‘명렬’이가 'K‘로 인해 큰 변화를 맞게 되니 큰 존재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Q. 'K‘와 ‘의신’ 둘 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혹시 욕심이 나지는 않으신가요?

상상만 해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고(웃음). 둘 다 매력적인 캐릭터라 욕심은 나는데 나중에 기회를 주신다면… 그래도 지금은 ‘명렬’이에게 집중해서 인간적인 ‘명렬’이를 최선을 다해서 표현해보겠습니다.

Q. 무대에 오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제가 자주 소품을 떨어트려서 소품팀 분들이 고생하고 계세요. 책상을 쳤을 때 소품이 자주 떨어지거나, 또 발로 해골을 차서 떨어트린 적도 있고요. 최근에는 전화기를 부쉈는데 자세히 보니 접지 부분이 벌어지고 있어서 최근에 소품팀에 새 전화기를 요청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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