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강남갑)​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강남갑)​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하고 귀국했다. 이번 성 김 대표의 방문에서 주목할 점은 북한에 유화의 메시지를 거듭 전달하면서 文 정부와 대북 인도지원관련 협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자세한 협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측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추진보다는 북핵의 안정적 관리로 방점을 옮기려는 대북 기조를 文 정부에 설명한 듯하다. 文 정부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정세 안정적 관리 차원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우선권을 文 정부에 넘겨주고 대북 인도 지원과 코로나 방역 협력의 폭을 확장 시키는데 동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성 김 대표가 대북 인도지원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마중물’이 아닌 별개의 사안임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힌다.

지금까지 김정은 정권은 文 정부의 계속되는 대북 지원 제의에 호응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는 한국의 대북 지원 폭이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을 향해 매일 강조하는‘자력갱생’정신과 맞바꿀 수 있을 정도의‘통 큰 지원’에 못 미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성 김 대표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차단봉을 내렸던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에 파란불이 켜지고, 대북 식량 및 코로나 방역 지원의 폭을 대폭 늘리는데 양국이 동의했다면 향후 김정은 정권의 입장도 달라져 文 정부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해질 수 있다.

결국 이는 文 정부와 김정은 정권의‘윈윈’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문 정부 임기 말 대선용 남북 쇼 이벤트가 벌어진다면 한반도 평화는 북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를 비켜가는 평화로 고착되어 우리는 북핵 폐기의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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