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질문을 하고 있는 이도희 강남구의원
구정질문을 하고 있는 이도희 강남구의원

존경하는 강남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행정재경위원회 소속 의원 이도희입니다.

저는 오늘 집행부에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 않는 민원인들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가로수길에는 현재 가로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사업은 전선 지중화를 비롯하여 가로수와 도로시설물, 주차구역 정비, 각종 사인물 디자인 개선 등 총 공사비 95억여 원이 투입됩니다.

이 사업을 위해 작년 초부터 TF팀이 꾸려졌고, 수차례의 회의와 보고회를 거친 뒤 용역 결과에 따라 공사가 진행 중이며 12월 말에 모든 공사가 완료됩니다.

주민들은 전선 지중화 덕분에 거리가 깨끗해질 것이라며 이 사업을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이용해오던 거주자우선주차 구역 폐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큽니다.

가로수길 메인 도로에 있던 68면의 거주자 우선주차 구역을 34면으로 줄이고 거주자 우선주차제 대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노상주차장으로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업을 위해 추진했던 용역보고서에는 주민 의견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고는 하지만, 주민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주차장 운영 변경에 대해 명확한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적은 없었고, 주민설명회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은 노상주차장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수차례 설명하고 대안을 건의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직접 구청을 방문하여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하신 분들이 있었음에도 집행부는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하고 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주민들이 노상주차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주차장 앞 상점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 주차를 하게 되면 주차된 차량에 가려지는 1층 점포 상인들의 반발이 큰데다, 발렛파킹 용역 업체들의 횡포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인데요, 발렛파킹 업체는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동인구가 몰리는 저녁 시간이나 주말이 되면 노상주차장이 대리주차 업체 전용 주차장이 될거라는 주민들의 주장은 너무나 합리적입니다. 노상주차장으로 운영할 바에야 차라리 주차구역을 없애고 교통 흐름이라도 원활하게 하는 게 낫다는 제안도 집행부에 했다는데 그 또한 일리가 있습니다.

본 의원 역시 이러한 민원을 집행부에 건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서의 결정사항이 아니라며 타 부서로 떠넘기거나, 주차는 이미 결론이 난 상황이라 변경하기 곤란하다는 답변만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취지는 가로환경 개선을 통해 도로 정비는 물론 침체된 가로수길의 상권을 살리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가로수길의 문제점이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나 가로수길 1층 상점을 운영하며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인들은 주차장으로 인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이분들의 의사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 본 가로수길 주민들은 해박한 지식과 오랜 경험으로 합리적인 문제제기와 대안을 많이 제시해 주셨습니다. 수억원짜리 연구 용역보다 훨씬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 조언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런 목소리가 집행부에는 들리지 않나 봅니다.

본 의원은 궁금합니다. 민원을 처리하는 방식이 때에 따라 달라지는데 과연 어떤 원칙과 기준에 따르는 겁니까?

이번처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의견은 무시하고 강행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개포 8단지 기부채납시설과 같이 해당 아파트 주민들 등쌀에 못 이겨 집행부가 주민들의 의견에 끌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 의원이 구정질문을 통해 문제를 지적했던 구립미술관 경우, 적극행정 차원이라며 사업자의 부도를 우려하여 행정의 원칙이 아님에도 전결권을 바꿔 결재한 전례없는 민원처리 사례 또한 있습니다.

민원처리 기준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주민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무조건 들어줘서도 안 됩니다. 다만 그 요구가 상식적, 합리적이고 행정 원칙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민원해결을 해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집행부는 가로수길 주차 운영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대한 반영하여 가로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힘써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마지막으로 가로수길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서는 부설주차장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로수길의 부설주차장 현황을 파악해 보시고, 도시관리공단에서 추진하는 민간 부설주차장 개방 공유사업을 가로수길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 있을 추석 연휴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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