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각, 판화, 양화, 한국화 등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는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展이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서 열린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전은 '남서울미술관'이라는 장소 자체에 대한 흥미로부터 시작된다. 줄지어 달리는 자동차,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도로변에 늘어선 건물들, 번화한 서울의 여느 지역과 다를 바 없는 도심 풍경 안에 자리하고 있는 남서울미술관은 그 외형만으로도 일상의 시간과 장소에서 홀로 벗어난 듯 보인다.

잘 정돈된 정원에서 이어지는 붉은 벽돌의 고풍스런 건물은 각진 빌딩들 사이에서 시간을 거스르는 듯 유난히 도드라지며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번 전시는 그 앞에 멈춰선 사람들이 한번쯤 가졌을법한 호기심 ‘과연 저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에서 착안한 상상의 공간을 제시한 것으로, 검은 철제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현실을 벗어나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게 한다. 낯설지만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곳 남서울미술관은 ‘내 친구의 집’이라는 상상 가득한 공간이 되었다.

전시는 보는 이의 움직임에 따라 순차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들어서다’, ‘서성이다’, ‘길을 잃다’, ‘만나다’의 네 파트로 구성된다. 미로처럼 배치된 여러 개의 방에서 마주하게 되는 작품들은 각각의 공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부여하는 여정이 되어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런 일들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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