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두 교황' 공연장면 사진출처=에이콤
연극 '두 교황' 공연장면 사진출처=에이콤

지난달 30일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두 교황’은 2013년 가톨릭 사상 최초로 자진 퇴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뒤를 이어 즉위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극작가 앤서니 매카튼의 원작으로 ‘현대 시기의 가장 전통적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왜 가장 비전통적인 사임을 했는지’, ‘마지막으로 두 명의 교황이 동시에 있었던 적이 언제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2019년 6월 영국에서 연극으로 초연됐고, 이어 8월에 영화로 제작됐다. 주요 영화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후 넷플릭스에 공개되며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해외 라이선스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준급 피아노 실력에 따뜻한 성품으로 존경받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리더십이 없다며 각종 세력에게 공격을 받는 와중 여름 휴가를 떠난다.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에게 수 차례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을 휴가지로 불러낸다.

독일 출신의 원칙주의자 베네딕토 16세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축구와 탱고를 즐기는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교황 사임과 추기경 사임이라는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대화를 이어나가지만 서로의 ‘다름’을 확인할 뿐이다.

연극 '두 교황' 공연포스터
연극 '두 교황' 공연포스터

베네딕토 16세는 자신과 다른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을 보며 교황직 사임을 생각하고,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다음 교황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기경직을 사임하려고 했던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와의 대화를 통해 결국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즉위한다.

이 작품은 바티칸과 교황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종교적이고 가톨릭 교회의 색채가 강하다. 하지만 하느님의 부르심 뿐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신념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관객들을 극에 집중시킨다. 결국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틀림이 아닌 다름’이다. 정반대에 서있는 듯한 두 사람은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함께 손을 잡으며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 과정이 관객들에게는 일종의 카타르시르를 주며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이 무겁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인물들은 바로 배우들이다. 정동환은 남명렬과 함께 교황 프란치스코 역을, 서상원은 신구·서인석 등과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았다. 이들은 넓은 무대를 가득채우며 존재감을 자랑한다. 오랜 연기 경력과 정확한 딕션으로 대사를 전달하는 명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힐링될 것이다.

연극 ‘두 교황’은 오는 10월 23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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