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임시절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세계 최대 인공섬 '세빛둥둥섬'이 안전문제로 설계가 바뀌었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하고 4개월째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시와 시행사인 (주)플로섬에 따르면 세빛둥둥섬 3곳을 연결하는 곡선 다리 5개를 모두 직선 다리로 바꾸기로 설계변경을 했다.
이는 섬과 연결된 다리가 소방차나 응급차, 대형 행사 차량이 건널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초 화재나 대형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둔치에서 진입하는 2개 다리(1, 2번)의 2/3부분을 고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즉 다리 대부분을 고정식으로 설치하되 장마철을 대비해 4분의 1 정도 위로 올리는 방식으로 설계를 했으나 안전이 담보되지 않아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설계변경을 허가하지 않았다.
하천에 고정된 구조물이 있을 경우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부유물이 쌓여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플로섬 측은 팔당댐의 방류량이 3,000톤 이상 될 경우 유동식 다리를 제거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작년 47일 동안 운영을 못한 이유로 구조변경을 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플로섬 관계자는 "향후 10년간 한강수위변화를 예측한 결과, 이상기온으로 영업이 불가능한 날짜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구조를 변경하게 됐다"며 "구조가 바뀌면 비운영일은 10일 정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세빛둥둥섬 건설 당시 투입된 자금은 공적으로 960여억원으로,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적인 자금은 6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세빛둥둥섬의 다리가 안전 보다는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곡선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9월 이후 연기됐던 세빛둥둥섬 개방이 4개월 이후로 다시 미뤄지게 됐다.
현재 플로섬의 지분은 효성이 47%, SH공사가 29.9%, 진흥기업이 1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세빛둥둥섬의 도교 개선 설계 및 시공비용은 서울시 예산이 아닌 플로섬의 자체 제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며, 기존 도교(부유식)는 4톤 이하의 차량이 통과 할 수 있도록 설계 되어 있어 소방용 구급차 등이 통과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며 2차에 걸쳐 소방훈련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고 반박했다.
또 새로운 5개 도교(245m) 중 2개 도교의 일부(43m, 59m)만 고정식으로 개선하므로, 이는 홍수시 대피를 위해 탈부착이 원활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교구조 개선 완료후에는 전년도와 대비 시민이용기간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전년도 미개장일수가 57일에서 10일로 단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