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강남 갑, 5대이어 6대들어서도 '나눠먹기'
고승덕 의원의 '돈봉투 폭로'사건으로 정치권 비리에 대한 국민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에서는 한나라당(강남 갑) 비례대표 구의원이 당선 1년 6개월 만에 사퇴하고 그 자리를 다음 순번 후보가 승계해 그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강남구의회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던 오옥근 의원은 지난 달 28일 '일신상의 이유'로 강남구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어서 그 자리를 비례대표 3번인 박태순 의원(여. 65)이 승계했다.
오 전의원은 최근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의회에 불출석 하는 등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알려진 대로 오 전의원이 단순히 건강상의 이유로만 의원직을 중도 사퇴했다면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 전의원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사퇴했음에도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오 전의원의 '사퇴일정'은 이미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직후부터 강남사회에 '공공연한 비밀'로 회자돼 왔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강남구의원 공천과 관련해서 세간에 회자되는 소문은 "한나라당(강남 갑) 비례대표 강남구의원후보 3명이 5천만 원씩 내고 1년 4개월씩 나누어서 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며, 이 소문은 강남지역 직능단체 관계자 및 일부 여성단체 회원들 사이에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이 같은 소문이 지역사회에 퍼지자 소문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조심스럽게 소문을 퍼 나르며 사퇴시기로 알려진 '그날'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제기했다.
마침내 지난 12월 28일 오 전의원의 사퇴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당시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었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1년 4개월 뒤에는 비례대표 4번인 임웅빈 전 의원이 넘겨 받을 것이라는 소문에도 무게가 실려 박 의원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강남구의회에서는 지난 2006년 실시된 5대 지방선거 때에도 한나라당(강남갑)비례대표 강남구의원 후보 1번인 김일수 의원이 당선돼 비교적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 오다가 4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확하게 2년 만인 2008년 6월말 경 돌연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서를 제출하고 떠났으며, 그 자리를 이영순 의원이 승계해 잔여 임기 2년을 채우고 물러난바 있다.
한편 한나라당 비례대표 구의원 '돈거래' 소문과 오 전의원의 비례대표 중도사퇴 소식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이번 6대 뿐 아니라 지난 2008년 6월말 경 이루어진 한나라당(강남갑) 비례대표 승계 시에도 유사한 거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의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강남구 주민들은 "의원수첩 제작 등 새해를 맞아 의정활동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의원이 바뀌어 수첩 제작 등 의원들의 이름이 들어가는 모든 서류 및 자료들을 다시 만들게 돼 예산을 이중으로 낭비하게 된 것 아니냐"며 "세간에 알려진 공천관련 돈 거래 의혹은 검찰이 나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한 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