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 발표에 의하면 2003년도에 1만 3천개였던 동네빵집이 작년에 4천개로 줄었다고 한다. 반면 파리바게트는 1986년 1호점을 내고 작년엔 점포 수가 3천개나 되었다.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와 커피 빈이 재벌들이 운영하자 동네 다방이 몰살된 것도 빵집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단골 다방이란 개념도 사라져 버렸다.
대통령도 한 마디
지난 주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현실에 대해 한 마디 했다. 즉 재벌의 딸들은 취미로 할 줄 모르지만 자영업자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경제수석에게 실태파악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삼성가의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바로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재벌들이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못받는 것은 바로 이런 처사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좀 잘나가면 목을 졸라 인수를 하니 아주 저렴하게 계열사를 늘인다. 가족들은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사업을 해 나간다. 그들은 경쟁도 없고 몰아주기 오더로 땅 집고 헤엄치는 격이다. 애초부터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이다. 양극화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경주의 최 부자
이명박 대통렁은 경주의 전통적 부잣집인 최 부자를 예를 들었다. 즉 궁핍한 사람들의 사정을 이해한 건데 흉년에는 남의 논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흉년이니 논을 헐값에 살 수 있지만 몰염치 하고 남의 가슴에 못을 박는 짓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방 백리에 굶주린 사람이 없게하고 집안에 찾아오는 과객들에겐 융숭한 대접을 하여 인심도 얻었고 집안은 늘 손님들이 끓었다. 동학혁명이 전국을 휩쓸어 부자들이 몸살을 앓을 때 최 부자는 무사했다. 모두가 일심으로 지켰다. 후한 인심 덕분이다. 92년 4.29 LA 폭동 당시에도 이웃이 지켜 준 한인업소도 적지않다.
재벌의 자녀들이 빵집 말고도 순대, 떡볶이, 세탁업 등 그야말로 서민들의 전통적인 업종에 마구 진출하여 비난을 받고 있다. 치사하고 치졸스럽다. 재벌은 자신의 덩치에 걸맞는 업종을 택해 세계로 항해해야 한다. 국내에서 그것도 골목상권을 차지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으며 손가락질만 받는다. 이왕 대통령이 작심하고 한 발언이니 좋은 성과가 도출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