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가 지난 13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이번 공연은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등 대체 불가 원캐스트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연극 '맥베스'는 세련된 미장센과 현대적 언어로 고전을 해석하는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는 양정웅 연출과 ‘제6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여신동 무대미술가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재즈바라는 독특한 무대 배경은 맥베스의 이야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현대적인 무대 디자인과 조명은 고전적인 맥베스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스코틀랜드의 어두운 고성과는 다른, 현대적인 재즈바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맥베스의 내면적 갈등과 음울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극이 시작되면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며, 객석 주변에서 배우들이 한 발자국씩 나오며 까마귀 형상이 달린 깃발 같은 소품을 머리 위로 휘두르는데, 마치 까마귀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첫 장면을 보며 ‘이 같은 연출을 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에 대해 잠깐 생각했다. 나 같은 경우는 관극을 위해 에너지를 집중하며 과거에 읽었던 소설 ‘맥베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전쟁을 마치고 돌아온 맥베스는 친구 뱅코와 함께 승리감에 취해 돌아오던 중 마녀들의 예언을 듣게 된다. 이 예언은 맥베스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욕망을 자극하고, 마녀들의 예언대로 코더 영주가 된 후 예언에 조종당하며 왕을 죽이게 되는 맥베스는 욕망과 죄책감이 뒤섞여 혼란스러움 속에 점차 황폐화되며 살인을 멈출 줄 모르고 몰락해간다.

배우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등은 원캐스트로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맥베스를 연기한 황정민은 욕망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맥베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출연 배우들 중 유일한 홍일점인 김소진은 맥베스의 아내로서 남편을 부추기고 스스로도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을 인상 깊게 그려냈다. 송일국, 송영창과 남윤호 또한 각자의 캐릭터를 통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연극의 마지막에서 맥베스는 자신이 저지른 죄와 마주하게 된다. 맥베스의 비극적 끝에는 허망한 욕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맥베스의 비극적 운명을 더욱 극적으로 느끼게 한다.
연극 '맥베스'는 단순한 고전 재현을 넘어, 현대적 감각과 독창적인 연출로 셰익스피어의 명작을 새로운 시각에서 경험할 수 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재즈바의 독특한 무대 배경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깊은 몰입감 속으로 이끈다. 연극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욕망과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맥베스의 비극적 여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연극 ‘맥베스’는 오는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