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채환 코리아나뉴스 발행인
지난 1일 이집트의 지중해 연안 포트사이드 경기장에서 원정팀 엘 마스리와 홈팀 엘 아홀리의 대전이 개최되었다. 원정팀이 3-1로 이기자 경기장은 양측 응원단이 경기장으로 몰려와 난동을 부린 것이다.
이미 79명이 사망했고 1천여 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150여 명은 중환자라 사망자 수치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들어 최대 참변이다. 야구, 농구, 풋볼 등도 격렬하지만 축구와는 다르다. 이집트만의 사고가 아니다. 과테말라 경기에서도 그랬고 심지어 페루에서는 계엄령을 선포하여 사태를 수습하기도 했다.

1964년의 일

남미 지역은 전통적으로 축구에 강하고 그야말로 국가적인 운동이다. 유명선수들도 많다. 이미 전설로 된 펠레, 호나우드 등 스타가 즐비하다,
사건은 1964년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월드 컵 지역예선에서 페루가 2-1로 지고 있다가 종료 2분 전에 1골을 넣어 동점을 이루는가 했는데 이를 주심이 노골을 선언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내려와 난동을 부린 것이다. 당시 318 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였고 최대 참사의 불명예를 아직도 간직하고 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결국 페루 정부는 계엄령까지 선포한 것이다.
남미만이 아니다. 유럽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헤이젤 참사, 힐스브로 참사가 그 예이다.
중요 축구경기엔 반드시 사고가 뒤따른다. 흔히 홀리건으로 불리는 광팬은 축구경기에서만 등장한다.

가장 원시에 가깝다

축구는 아무 장비가 없다. 그저 공 하나에 22명이 매달려 경기장을 누빈다. 인간의 본능에 의지하는 가장 원시에 근접하는 운동이다. 원시에 근접할수록 본능적이 된다. 농구도 장비는 없지만 실내경기라 박진감이 덜하다. 야구는 운동장이 시원하긴 해도 장비도 많고 주로 피칭에 의지하며 스피드감이 덜하다. 그러나 축구는 처음부터 치고 달리며 사람을 흥분시킨다.
룰도 아주 간단하다. 전반 45분, 후반 45분을 열심히 응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최면에 걸린다.
눈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만 보인다. 이기면 이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지면 안타까움과 억울함으로 가만있지 못한다. 이런 감정들이 집단화 하면 이번 사태처럼 사상자가 생긴다. 골이 터질 때 그 황홀감은 어떤 경기의 득점보다 더하다. 따라서 한 골 한 골이 정말 소중하고 짜릿하다.
따라서 경기가 끝날 때엔 모든 관중은 최고조의 흥분상태에 이르고 조금만 자극이 가해지면 그만 폭발하고 만다.
따라서 경기장엔 일체의 술은 반입이 금지되어야 하고 중요 경기 일수록 경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잘못되면 관중은 물론 선수도 다치기 때문이다. 재미난 경기가 살상을 불러선 안 된다. 집에서도 TV를 보다가 심장마비에 가장 많이희생 당하기도 한다.
그저 가볍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축구의 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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