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수교를 맺은지 14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이탈리아 수교는 공식적으로 1884년 조이수호통상조약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후 1902년 서울에 이탈리아 영사관이 설치되어 교류가 이루어지다 일제 강점기에 잠시 중단되었다. 그러다 6.25전쟁 때 인도적 차원에서 한국에 의료부대를 파견해 민간인 의료지원을 해준 나라로 이탈리아 출신의 카톨릭 신부님과 수녀님의 활동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탈리아 대통령 국빈 방한 등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민간 상호 교류의 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양국은 2024~2025년을 '한국-이탈리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전시, 공연, 영화, 세미나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 ·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세계가 하나 되는 울림'이 지난 9월 20일(금) 한국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이번 콘서트는 예술감독 안주은과 이탈리아 마스카니페스티벌의 디렉터 '마르코 볼레리'의 협력 연출로 이루어졌다.
마스카니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이자 지휘자 '마리오 메디깔리', 테너 '알베르토 프로페타'가 초청되어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인 테너 이동명, 바리톤 임희성, 소프라노 박성희, 조현애, 안무 박기환(국립무용단), 지휘자 김봉미가 이끄는 베하필하모니오케스라, 매트오페라합창단, 광명청춘합창단, YS공연예술단, PCA합창단 등 180여 명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콘서트는 '세계가 하나 되는 울림'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깐소네, 오페라, 가곡 등 익숙한 음악들로 구성되어 관객들이 전혀 지루함 없이 콘서트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안무가 박기환(국립무용단)의 마스카니 오페라 'Cavalleria rusticana' 간주곡과 푸치니 오페라 'Madama Butterfly' 허밍코러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음악이 간주곡으로 오페라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은 영화로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곳이다.
산투차가 알피오에게 진실을 알린 뒤 복수극이 벌어지기 전에 연주되는 이 간주곡은 새 봄의 평화와 함께 동시에 폭풍 전야의 고즈넉함으로 긴장이 대비된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결혼에 모든 것을 건 게이샤의 비극을 다룬 오페라로 허밍 코러스는 미군 장교 핑커튼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게이샤 초초상(버터플라이)이 온 집안을 꽃으로 꾸며놓고 밤새 꼿꼿이 앉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슬픈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이다. 핑커튼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와의 작별 뒤 자결하는 그녀의 모습으로 오페라의 막이 내린다.
안무를 맡은 국립무용단 박기환 선생님은 무대를 장악하는 기품과 섬세한 춤선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실력있는 무용수로 알려져 있다.
국립무용단 '제의', '다섯 오' 등의 작품을 통해 풍부한 감정선을 강렬한 춤선으로 담아내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안무가 박기환은 인터메조는 중부살이풀이를 녹여 내 감정을 뚜렷이 담아내었고 허밍코러스는 주인공 초초상의 마음과 추억을 담아 젠더리스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한다. 오페라의 아름다운 선율과 섬세한 춤이 만나 관객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내었다.
한국과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민간 국제문화교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세계가 하나 되는 울림' 콘서트. 앞으로도 양국간 다양한 예술적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