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김종엽과 윤문식, 연출 손진책,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
왼쪽부터 배우 김종엽과 윤문식, 연출 손진책,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

 “오늘 오신 손님들 반갑소~”

연말연시 발레에 '호두까기 인형', 연극에 '스크루지 영감'이 있다면 한국적인 공연에는 '마당놀이'가 있다.

20만 관객을 울리고 웃긴 가족 공연의 대명사 국립극장 마당놀이가 10주년을 맞아 12월부터 내년 1월 설 연휴까지 하늘극장에서 장기 공연된다.

​사회 문제를 풍자와 해학으로 대변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마당놀이는 극단 미추와 MBC가 첫선을 보인 이후 3000회 이상 공연되다 2010년 마지막 무대 이후 잠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 했다.

손진책 연출
손진책 연출

하지만 2014년 국립극장 기획공연으로 손진책이 연출을 맡고 당시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었던 김성녀가 연희 감독을 극작가 배삼식,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가 합류,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국립극장 단원들에 의해 2019년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마당놀이는 전통 연희와 판소리 12바탕을 토대로 공연된다.

5년 만에 부활하는 국립극장 <마당놀이 모듬전>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마당놀이 원조 3인방 윤문식(심봉사), 김성녀(뺑덕), 김종엽(놀보)이 특별 출연해 원조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또한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소연, 백나현, 민은경, 김준수, 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의 간판 소리꾼들이 총출동해 신구 세대가 어우러진 공연을 펼친다.

박범훈 작곡가
박범훈 작곡가

마당놀이 대표작인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엮어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손진책 연출은 '마당놀이 모듬전'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모아보자는 뜻과 신'구 세대를 모아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온 가족이 다 같이 볼만한 공연이 많지 않다. 하지만 마당놀이는 사회 문제를 풍자와 해학으로 대변하며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마당놀이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공연에 적극 참여하며 즐길 마음가짐이 열려있다.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전통연희를 고정 공연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라고 말했다.

국수호 안무가
국수호 안무가

이어서 박범훈 작곡가는 "마당놀이에서 음악은 들려주는 소리가 아니라 보여주는 소리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어렵다. 연희적인 극의 흐름, 재기 발랄한 대사, 관객의 추임새를 이끌 수 있도록 흥겨운 음악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국수호 안무가는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어깨가 들썩이는 안무를 구상하고 있다. 원형극장인 하늘극장에서 공연되는 만큼 사면을 다 보면서 안무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다.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킬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으로 무대를 둘러싼 객석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움직임을 만드는데 애를 쓰고 있다." 라고 덧붙였다.

윤문식 배우
윤문식 배우

윤문식 배우는 "이 작품을 온전히 후대에 물려주자는 생각으로 원조 제작진들이 의기투합했다. 마당놀이는 관객들이 단순히 구경하러 오는 게 아니라 참여하면서 지금의 가장 한국적인 놀이문화가 되었다. 초창기 마당놀이는 연극배우들로 구성돼 있어 연극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지금의 마당놀이는 실력 있는 소리꾼들이 참여해 그동안 보여드렸던 것보다 휠씬 더 빌드업 되었다. 기대해도 좋다."고 언급했다.

김종엽 배우
김종엽 배우

​끝으로 김종엽 배우는 "소리 은사이셨던 박동진 선생님이 염소가 새 순에 길들여지면 묵은 순의 참 맛을 모르듯 광대가 잔재주에 길들여지면 농익은 재주를 펼칠 수 없다. 그러나 광대는 죽을 때까지 닦아야 한다고 하셨다. 저희 세대에서 완벽하게 이루지 못하고 후배에게 짐을 넘기는 것 같아 안타까움은 있지만 열정적이고 전문적인 후배들과 어울린다는 것 자체로 기운이 솟는다'. 라고 마무리했다.

​아내의 사별의 슬픔을 마당놀이 무대 위에서 달랜 윤문식 배우님의 심봉사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다. 슬픈데 엄청 코믹하다.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이라는 윤문식 배우의 걸쭉한 욕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 기획공연은 원조 3인방의 14년 만의 특별 출연만으로도 레전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마당놀이가 여전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데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존재한다.

마당놀이는 독재정권 등 사회 부조리에 대한 서민의 심정을 풍자와 해학으로 대변하며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당놀이는 수위 높은 발언으로 서민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길 바래본다.

국립극장과 인사이트모션이 함께 기획한 공연 '마당놀이 모듬전'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대장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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