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캐스팅보드
12월 21일 캐스팅보드

 우리는 작은 고민에서 시작해 평생을 좌우할 선택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수없이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 모든 선택의 끝에는 후회와 성장이 뒤따른다.

뮤지컬 ‘이프덴’은 바로 이러한 선택과 그에 따른 삶의 이야기를 평행세계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풀어낸다. 극의 중심에는 '엘리자베스(리즈 혹은 베스)'라는 인물이 있다.

이혼 후 10년 만에 뉴욕으로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친구 '루카스'와 '케이트'와의 약속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놓인다. 이 단순한 선택은 그녀의 인생을 두 개의 평행세계로 나누는 계기가 된다.

케이트를 선택한 세계에서 엘리자베스는 군의관 '조쉬'를 만나 사랑과 함께 강사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반면, 루카스를 택한 세계에서는 도시계획가로 성공의 길을 걷게 되며 그 과정에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그녀의 선택은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운명까지 바꾸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뮤지컬은 두 개의 평행세계를 무대 위에서 동시에 펼쳐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섬세한 연출로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등장인물의 소품이나 첫 대사 등을 통해 세계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관객이 혼란 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돕는다. 이러한 연출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중심에 서는 구조 덕분에 각기 다른 팬층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로맨스가 주요 줄거리 중 하나인 만큼, 관객들은 자신만의 '러브 라인'을 응원하며 몰입할 수 있다.

포토존
포토존

뮤지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이프덴의 넘버들은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가사 전달력, 그리고 스토리와의 완벽한 개연성으로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특히 첫 번째 넘버인 '만약에?'는 작품의 주제를 강렬하게 드러내며 큰 감동을 선사한다.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노래는 공연 내내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프덴’은 선택과 인생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현대적인 가치를 놓치지 않았다. 작품 속에서는 퀴어 캐릭터의 존재와 동성 간 스킨십을 가감 없이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이는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연출로,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초연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바뀐 무대 디자인은 관객들에게 작품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뮤지컬 이프덴은 SBS가 주최하고 쇼노트가 기획 및 제작했으며, 오는 2025년 3월 2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선택과 후회, 그리고 성장을 통해 단단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프덴의 무대를 놓치지 말자.

*12월 21일 관람한 캐스팅보드를 참고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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