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의 마지막 주 날씨 좋은 날 첫 번째 콘서트를 진행하는 배우 랑연을 만났다. 첫 번째 콘서트에 대한 부담감도 힘든 점도 있었겠지만, 팬들을 만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즐거움이 더할 나위 없이 느껴졌다. 콘서트를 앞둔 랑연 배우의 이야기를 게재한다.
Q.얼마 전 뮤지컬 <해적>이 끝났는데요. 그동안의 근황을 말해주세요.
해적이 끝나고 난 다음날이 <나랑,연이지> 티켓팅 날이라 정신이 없었고, 바쁘게 지냈어요(웃음). 하루 정도 쉬고 나서 콘서트와 리딩극 준비했고요. <해적> 끝나고 난 뒤에 맥주 한 잔도 안마실 정도로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
Q. <나랑,연이지>로 첫 번째 콘서트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준비하시게 된 걸까요?
오래전부터,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6년쯤 전에 처음 해보자고 생각했었고 재작년에 데뷔 15주년에 맞춰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준비하다 보니 밴드도 도와주시는 분들도 시간이 맞아야 했고 스스로 마음을 먹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보니 진행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번에는 다행히 밴드들이 모두 와줄 수 있는 상황이었고 공연을 총괄해 주는 음악감독님도 시간이 돼서 진행하게 된 거죠.
Q. 공연과 병행하며 짧은 기간에 콘서트를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라이브 밴드와 호흡을 맞추기로 하셨어요. 밴드와 콘서트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거든요. 가수를 준비 중이다가 실용음악과 예비 1번으로 떨어졌어요(웃음). 추가 모집되는 학부인 뮤지컬과로 들어갔는데 어려서부터 피아노도 무용도 배워왔기 때문에 운명 같은 만남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데뷔했고, 뮤지컬 <리틀잭>을 만나 그 안에서 피아노도 치고 밴드랑 호흡도 맞추다 보니 뮤지컬에서 음악이 밴드가 주는 울림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배우들이랑 뮤지컬 밴드를 구성하기도 했었어요(웃음).
콘서트라는 건 라이브라는 생각이 확고하게 있었고, 짧은 시간 안에 밴드와 어떻게 합을 맞췄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리틀잭>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음악감독님 그리고 밴드의 구성원들이 <리틀잭>에서 만난 분들이에요. 오랜만에 만나서 합주했는데 음악이 알아서 움직이더라고요. 공연을 준비하면서 첫 번째로 설레고 행복한 건 팬들을 만나는 일이고 두 번째로 기대되는 건 밴드와 함께 놀 생각에 신나서 공연을 준비하면서 힘이 났어요. 밴드와 함께 신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Q. 밴드를 만드셨다니 상당히 본격적인데요? 어떤 분들과 함께하셨던 건가요?
뮤지컬 <6시 퇴근>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 작품을 (신)현묵 오빠 때문에 하게 된 거였어요. 오빠가 일렉 기타를 하는 거로 하고 드럼은 <6시 퇴근>에서 만난 이미재라는 친구가 하기로 했었죠. 저는 피아노랑 기타만 조금 치는데 밴드를 하려면 베이스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베이스를 샀고(웃음) 그런데 사 놓고서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팔았어요. 랜선으로 연습할 순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밴드의 꿈을 꾸고 있어요. 언젠가는 꼭 할 거예요.
Q. <나랑,연이지>라는 콘서트 이름이 랑연답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콘서트에 제목은 직접 지으신 것인지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콘서트 명은 음악감독인 루브(김운환)가 제안을 준거예요. 회의하다가 이런 게 어떠냐 했을 때 사실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제가 이름 짓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영문으로 인터스텔랑을 밀고 있었거든요. 반응이 이렇게 좋을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로 남의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생각해 보면 인터스텔라라는 뜻이 성운, 연결 지었다는 뜻인데 한국말로 바꾸면 딱 콘서트 이름이에요. 루브에게 돈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인터뷰 보고 많이 달라고 하면 어쩌지(웃음).
작은 비하인드도 있는데 처음에는 <나랑; 연이지> 였어요. 디자인을 도와주는 친구가 작업을 하다가 디자인적으로 아쉽다고 하더라고요. 한글이 영문보다 약간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세미콜론 자체가 부연 설명이라는 뜻이라면서 바꾸면 어떻겠냐고 해서 바꿔보니 지금이 훨씬 느낌이 있어져서 맘에 들어요. (임)찬민이도 너무 좋다고 얘기해줬고요. (※임찬민 배우는 콘서트 게스트로 출연한다.)
Q. 공연 중 피아노 연주를 하신 적이 있는데, 피아노 실력을 보여주실 예정이 있으실까요?
공연장에 피아노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서 고민이 많은데 여러 가지 방면으로 보여드리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저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Q. 정보들이 감춰져 있는데 어떤 콘서트가 될지 힌트를 주실 수 있나요?
일부러 숨기고 있는 건 아니고요(웃음). 게스트는 조만간에 알려드릴 예정이고 음악은 콘서트다 보니 리스트가 많을 것 같은데 17곡 정도에요. 중간에 사진도 찍고 Q&A도 진행하고 럭키드로우도 할 예정이에요.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드레스코드 같은 것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힌트를 조금 더 드리면 뮤지컬 <Trace U> 노래를 한 곡 정도 부르지 않을까 정도네요. 또 중간에 옷을 갈아입거나 자리를 비워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편집이라고는 하나도 모르지만 배워가면서 영상을 작업하고 있어요.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던 랑연의 시크릿 영상쯤으로 생각해 주시면 되겠어요(웃음). 그리고 수제로 만들어낸 미공개 포토 카드도 나오니 기대해 주세요.
Q. 첫 번째 콘서트 의미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많이 물어보시는데, 랑연을 보여주는 콘서트를 하고 싶었어요. 2008년에 앙상블로 데뷔하고 더 많은 목소리를 내기를 오랫동안 꿈꾸다가 잠시 다른 공부를 하려고 버클리 음악대학에 원서를 냈고 학점도 다 따놓은 상태였어요. 그때 불현듯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뭐였지 하고 만난 게 <리틀잭>이었고 첫 무대에 제 목소리가 사진처럼 찍히는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래서 첫 번째 콘서트는 관객들이 듣고 싶어 하는 곡들을 내 목소리로 밴드와 함께 보여주자는 생각이 컸고 내 목소리가 나가는 마이크 테스트에 당신들이 있어 준다는 게 설명이 될 것 같아요.
Q. 다른 장르의 공부를 하려고 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버클리 음악대학을 이수하고 뮤지컬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고민은 없으셨나요?
이야기하자면 긴데 처음에는 2년제에 합격했었고 4년제로 편입을 할 생각이었어요. 그 사이에 잠깐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재즈보컬도 해보고 음성 치료도 배워보고 싶어서 단국대 편입과 버클리 음대를 함께 준비했어요. 단국대학교에서 합격 통지가 먼저 와서 등록했는데 10일 후에 버클리 음대도 합격했다고 통보를 받았죠. 단국대학교는 한 학기만 수업을 듣고 휴학 후 버클리 음대의 학점을 이수했고 외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했어요.
사실 버클리에 합격했고 학점 있었다고밖에 얘기할 순 없지만 악보를 보는 방법, 분석하는 방법, 음악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것 특히 무대에 올랐을 때 혼자서 캐릭터를 구현해 내는 방법, 보이스체인지를 하는 방법 등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해적>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고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모든 것은 다 도움이었고 기회였던 것 같아요.
Q. 랑연 배우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콘서트에 많이 오실 텐데 긴장되지는 않으시나요?
지금은 상상이 잘 안되는데 당일날에 눈물이 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은 있어요. 너무 펑펑 울면 노래를 못하잖아요(웃음). 귀한 분들 모셔놓고 노래를 못할 수는 없죠. 팬들에게 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없는데 이렇게 감사한 시간을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마음은 계속 가지고 있고요. 잘 준비하고 싶어요.
Q.콘서트에 오시는 분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으면 하시나요?
저를 꾸준히 응원해 준 팬들도 있지만 저를 새롭게 아시고 찾아 주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공통으로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 콘서트에 오신다면 저랑 시작하는 거라고요. 아까도 말했지만, 팬들에게 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없기도 했고 생각만큼 필모가 많지 않아서 힘들었거든요. 그렇지만 당신들로 인해서 바빠지는 배우가 될 테니 한번 들어오면 못 나간다(웃음). 유대감을 가지자고 말하고 싶어요.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콘서트도 못 했을 거라서 끝까지 함께 하자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Q. 홀로 모든 일정을 끌어 나가셨는데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려면 챕터로 나눠서 해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첫 번째로 곡을 선정하고 세트리스트를 허락받는 게 힘들었어요. 하고 싶은 노래가 있어도 구성에 맞춰서 빼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음악 감독이랑 조율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약간의 마찰도 있었고요. 두 번째는 몸이 하나였다는 점이요(웃음). 스케줄 정리도 하면서 연습도 해야 하고 포스터라도 찍으려면 업체도 선정해야 하고 샵도 갔다 오고 기간 안에 다 해치워야 하는데 결과물은 예쁘게 나와야 할 것 같더라고요. 사장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지 발에 불나게 뛰어다녔어요.
세 번째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허락을 맡거나 부탁하는 상황에서 마음을 충분히 표현했지만 서운해하거나 아쉬워하는 지인이 생기지는 않을지 혹여나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오지 않을까 해서 마음이 예민해지더라고요. 말씀드리겠지만 이번 기회를 빌려서 도와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리고 싶어요. 그 외에는 회의와,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말을 많이 해서 피곤했어요. 그래서 더욱 체력 관리에도 힘을 쏟았어요. 이런 부분들이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재밌었어요. 콘서트를 기념하고 싶어서 비싸지 않은 선에서 기념 굿즈를 제작했는데 하나하나 손으로 만드는 순간 자체가 기념이더라고요.
마지막으로는 지금 이 모든 순간을 PD님이랑 음악감독님이 없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제가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와중에도 음악, 편곡, 밴드 연습, 극장 대관에 너무 힘써주셔서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할 수 있다면 정말 저를 8명으로 나누고 싶었어요(웃음). 손수 만든 MD가 궁금하시다면 공연장으로 와주세요!
Q.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가 매진을 기록해서 추가 오픈을 했는데 기분이 어떠셨나요?
완전히 울어버렸죠(웃음). 처음에 홍대에 80석 정도의 공연장을 대관할 예정이었는데, 너무 작은가 싶어서 바꾸고도 걱정이 많았어요. 팬클럽도 없고 SNS도 하지 않는데 온전히 나를 보러 150분이 오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50석은 채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매진 된 걸 알고 엉엉 울었어요.
연기 가르쳐주시는 선생님께도 전화해서 울었더니 선생님이 놀라시기도 했고요. 부모님께서도 정말 고맙다고 전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딸이 뒤늦게라도 이렇게 사랑받는 걸 보니까 좋으셨던 것 같아요. 추가 티켓도 오픈하게 많은 분이 신경 써 주셔서 고맙고 사랑을 보내고 싶어요. 저 확실히 콘서트에서 울 것 같은데 어쩌죠.
Q. 콘서트가 끝나도 랑연이지는 계속될 텐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신다면.
요즘 팬들과의 소통을 다시 시작했거든요. 제가 막 사교적인 편은 아닌데 팬들이랑 하고 싶은 게 있어요. 팬들이랑 작은 동호회를 만드는 거예요. 오늘만 동호회 컨셉으로 어떤 날은 세차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서 세차하고, 다른 날은 희곡 읽기 동호회를 만들고 연탄 봉사 같은 것도 하고요. 어느 날 편지 한 통을 받았는데 배우님은 쉬는 날에는 뭐 하시나요, 취미가 있으신가요라는 내용이 있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취미는 하나도 없고 일만 했더라고요. 무언가를 배우고 사유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팬들과 함께하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나이가 있으니까 팬들과 거리감을 두는 것보다 이효리 언니처럼 팬들에게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콘서트 끝나고 차기작 시작하기 전에 팬들이랑 소통 시간을 가져볼 예정입니다(웃음).
그리고 궁금해하실 다음번 만나는 일정은 여름쯤일 것 같고 곧 찾아올 리딩 공연도 잘 되서 본공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가족들과 운영는 카페 ‘부흥로 일번지’에서 무대를 만들어 볼까 하고 있어요. 예전에 ‘소소콘’이라는 콘서트를 진행했었는데 꽤 좋았어요. 제가 요즘 카페에 없는데 많이 찾아주신다고 들었어요. 죄송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 많이 만들어 볼게요. 콘서트에서 만나서 후회 없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곧 봐요 커밍쑨!
Q. 마지막으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일단,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요. 나의 첫 목소리에 함께 해 주는 최강 나랑콘 밴드! 유쾌하고 든든한 형님 베이스 배상운, 시크하지만 섬세한 내 친구 드럼 최명호, 막내 탈출했지만 넌 여전히 나에게 막둥이 존 피아노 김정우, 무조건 믿고 함께하는 여신 바이올린 윤어진 그냥 뭔가 통하는 매력덩어리 INTP 기타 임대현 그리고 이 모든 걸 가능케 만들어 주는 PD님과 편곡/음악감독 루브 모두 너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