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선을 보이는 국립무용단 신작 '미인'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특한 무대 미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적 감각과 만나는 한국춤의 강렬한 아름다움을 보기 위한 관객들의 반응은 조기 매진으로 이어졌다.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국립무용단 <미인>이 조기 매진됨에 따라 국립극장에서는 공연 개막 전날 이뤄지는 최종 드레스 리허설을 관객들에게 공개했다.일반 관객에게 공개되는 최종 드레스 리허설은 실제 공연과 동일한 의상과 분장을 갖추고 60분간 진행되었다.
미인은 29명의 국립무용단 여성 무용수가 출연해 60분간 2막에 걸쳐 부채춤, 탈춤, 칼춤 등 총 11개의 민속춤을 현대적 감각으로 펼쳐낸다.

1막은 여백의 미를 강조한 순백의 화폭으로 반투명 프레임 속에서 신윤복의 미인도 속 여인을 연상시키는 무용수의 실루엣으로 그려낸다. 이어 고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여성들의 민속놀이인 '놋다리밟기'를 재해석한 춤, 장삼의 유려한 곡선미와 나비춤의 고요한 울림을 조화롭게 결합해 구성한 '승무&나비춤', 달이 기울고 차올라 만월이 되듯 점에서 선, 반원에서 원형으로 순환해 이어지는 '강강술래'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초승달에서 보름달에서 그믐달로 이어지는 시간의 변화는 자연의 순리로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을 표현한 '북춤'과 쌍부채를 든 무용수들이 대칭과 비대칭을 넘나드는 파워 넘치는 '부채춤', 신윤복의 쌍검대무와 무예통지 속 쌍검술을 모티브로 한 '칼춤'은 강렬한 에너지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베가르기'는 무속춤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독무로 묘사되었다.산조의 즉흥성과 살풀이의 자유로운 흐름을 더해 춤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산조&살풀이'도 무척 인상적이다.
한국적 카니발을 모티브로 한 '탈춤'은 다양한 탈과 화려한 의상으로 객석까지 흥겨운 에너지를 전달하며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한국무용 공연이 개막 3주 전 전회차 매진을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립무용단 '미인'이 조기 매진되는 데는 어벤저스 창작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립무용단은 공연마다 다양한 디자이너와 협업하여 의상을 제작한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미인' 의상은 작품에서 무용과 어우러져 춤을 더욱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그 시대의 미적 기준을 나타내기도 한다.
서영희(Seo Young-hee) 디자이너는 1세대 패션 스타일리스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패션 잡지 <멋>을 시작으로 패션 매거진 <보그 코리아>의 전속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그동안 패션, 아트, 전통문화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패션 미학을 선보여왔다.
최근에는 한국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함 트렁크' 제작, 애니메이션 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국립무용단의 신작 '미인'의 의상과 오브제 디자인을 맡아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어울리는 의상을 제작, 전통미와 동시대 감각을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미인 의상은 여러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았을 수 있는데, 그중 조선 시대의 궁중 의상이나 고전적인 한복을 바탕으로 한 의상들이 주로 사용된다.
또한, 특정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테마에 맞게 의상이 변형되기도 하는데 고전 무용에서 중요한 의상 요소로는 치마와 저고리, 두루마기 등 한복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사용되며, 전통적인 자수나 비즈 장식이 의상에 추가되어 아름다움을 강조되었다.
의상에 사용되는 붉은색은 행운과 권력, 청색은 평화와 청순함, 흰색은 순수함을 상징하며 미인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용 의상 디자인은 무용 동작을 방해하지 않도록 무용수의 몸에 잘 맞춰져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무용수의 몸을 감싸며 부드럽고 흐르는 느낌은 우아함과 동작을 돋보이게 하고 고급스러운 자수나 금실, 비즈 장식은 관객의 시선을 끌며,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서영희 디자이너는 삼베, 모시, 실크, 벨벳 등 다양한 소재와 독창적인 컬러 조합을 활용 각 장마다 변화하는 500여 점의 의상과 오브제를 선보인다.
전통 한복을 현대적인 모던한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무대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빛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의상은 그 자체로 무대의 미적 요소를 강화하며 한국 춤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미인은 4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된다.
